프랑스의 푸조시트로엥그룹(PSA)과 스웨덴 볼보 모회사로 잘 알려진 중국의 저장지리홀딩그룹이 말레이시아 자동차업체 프로톤 지분 인수를 놓고 격돌하게 됐다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PSA와 지리 모두 지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협상은 아직 예비단계에 있으며 입찰 조건 검토를 거쳐 이후 프로톤이 매각할 지분의 정확한 크기가 결정될 예정이다.
PSA 대변인은 “우리는 여전히 협상 과정에 있으며 프로톤과 함께 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리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
말레이시아 부호 시에드 모크타르 알부크하리가 이끄는 DRB-하이콤이 지배지분을 갖고 있는 프로톤은 영국 스포츠카 업체 로터스를 산하에 거느리고 있지만 매출 부진과 부채 누적으로 고전해왔다. DRB-하이콤은 지난 15일 성명에서 “해외 전략적 파트너를 상반기 안에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프로톤은 12억5000만 링깃(약 3216억 원) 대출을 받았을 당시 외국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는 조건을 수락했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전 총리 주도로 1983년 설립된 국영기업인 프로톤은 이 나라 산업화 계획의 핵심이었다. 프로톤은 한때 말레이시아 자동차 판매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국민차였으나 지난해는 수입차와의 경쟁 격화로 시장 점유율이 15%로 추락했다.
한편 PSA는 최근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유럽 브랜드인 오펠과 복스홀을 인수하겠다고 밝히는 등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지리는 프로톤은 물론 차체 경량화 기술을 보유한 로터스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프로톤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지리는 2010년 스웨덴 볼보를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