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 대상 범위를 ‘모든 중견기업’에서 ‘매출액 3000억 원 미만 기업’으로 변경하겠다고 하자 중견기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은 제도의 대상 범위를 원안과 같이 ‘모든 중견기업’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중견기업계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명문 장수기업 확인제도는 장기간 건실한 경영으로 사회에 기여한 바가 크고 지속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선정하는 제도로, 원래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올해부터 중견기업도 포함됐다. 하지만 3월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진행된 입법예고 기간을 거치면서 제도의 대상 범위가 매출액 3000억 원 미만으로 조정됐다.
중기청은 조문별 제·개정 이유서를 통해 “매출액 3000억 원 미만 중견기업이 전체 중견기업의 85%를 차지하고, 중견기업 지원 정책 다수가 역시 매출액 3000억 원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며 재개정 사유를 밝혔지만 중견기업계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견기업계는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의 실제 대상인 업력 45년 이상 중견기업 328개 중 최근 3개년 평균 매출액 3000억 원 미만 중견기업은 총 222개로 67.6% 수준이라며 중기청이 제시한 수치는 통계적 착시라고 반박했다. 또 명문장수기업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려는 중기청의 기조와는 반대로 네덜란드나 영국의 왕실인증제도에서는 공인 기업 규모에 제한이 없고, 독일 히든챔피언의 매출규모는 4.8조원에 달한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김규태 중견련 전무는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 입법 과정에서 가업상속공제 한도 확대와 추가 세제 혜택에 대한 반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제도 도입과 시행을 선결과제로 합의한 바 있다”면서 “제도가 안착되기도 전에 소수 기업에게만 별도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범위를 하향하는 것은 스스로 외연을 제한하는 자가당착”이라고 날을 세웠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의 취지를 온전히 살려내는 것은 비합리적인 반기업정서를 해소하고 경제 재도약을 이끌 적극적인 기업활동을 촉진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