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빚 중독으로 인해 골병이 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고자 대규모 인프라 투자, 부동산 개발 장려 등의 정책을 펼치면서 빚에 중독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방정부와 국영기업들은 건설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막대한 빚을 져왔다. 최악의 위기가 지난 후에도 중국은 경제성장을 위해 부채에 계속 의존했다. 중국의 부채는 2008년 이후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약 15%에 해당되는 금액만큼 증가했다. 여기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그림자금융을 통해서도 부채는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다. 이런 숨겨진 리스크가 폭발하면 가뜩이나 불안한 중국 경제가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미 그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4일(현지시간) 부채 증가와 그에 따른 경기둔화 위험을 이유로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의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무디스는 “중국 정부 부채가 내년에 GDP 대비 40%에 이르고 오는 2020년에는 45%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경제 전반에 부채가 실질적으로 증가해 정부 재정 건전성이 악화하고 향후 5년간 잠재성장률이 5%로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디스가 중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건 톈안먼 사태가 일어났던 1989년 이후 28년 만이다.
이런 상황은 올가을 열리는 공산당 전국대회(제19차 당대회)에서 대규모 정계 개편을 앞둔 시진핑 국가주석의 리더십에도 흠집을 낸 바나 다름없다. 이에 중국 재정부는 “무디스가 전혀 근거 없이 중국 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즉각 반박 성명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부채 증가에 따른 불안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NYT는 중국의 부채 문제가 1990년대 초 일본의 버블 붕괴 당시를 연상케 한다고 전했다. 일본은 오랫동안 빚에 의존에 경기가 호황을 누리다가 결국 버블이 꺼져 잃어버린 20년을 맞았다. 중국도 GDP 대비 총 부채율이 2008년 160%에서 지난해 말에는 약 260%로 불어났다. 또다른 신평사 피치는 올해 말 중국의 총 부채율이 다시 283%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