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롯데월드 타워, 주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입력 2017-07-06 07:00 수정 2017-07-0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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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ㆍ다가구ㆍ오피스텔 시장에는 긍정적, 오피스ㆍ상가는 부정적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주변에 대형 건물이 들어서면 기존의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보편적으로 인구가 늘어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상가 영업도 활발해진다.

물론 건물의 용도가 무엇이냐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직ㆍ간접적인 개발 효과는 분명 나타난다.

한때 한국에서 가장 비싼 곳으로 이름을 날렸던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개발 성과를 보자.

당시 국내 최고 부촌으로 불리던 대치동 주민들은 타워 팰리스 건립을 반대하는 분위기였다.

이유는 한정된 상업지구에 덩치가 큰 주상복합아파트가 밀집되면 교통이 복잡해지고 주거환경도 나빠질 것으로 우려해서다.

그러나 타워팰리스 건립 이후 이곳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부촌의 명성이 대치동에서 도곡동으로 옮겨졌으나 이 일대는 재건축 바람이 불면서 뉴타운으로 변모되는 성과가 나타났다. 비싼 주상복합 아파트 등장은 재건축 촉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다.물론 집값도 급등했고 상류층 유입으로 주변의 상가는 호황를 누렸다.

그렇다면 국내 최고층 건물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파급 영향력은 어떨까.

규모나 가격을 고려할 때 타워팰리스과는 비교 대상이 안 될지 모른다. 위치가 강남의 본류가 아닌 송파권이라는 것 빼고는 나무랄데가 없다.

더욱이 인구 유입을 촉진시키는 매머드 상업 시설 위주여서 그 파급력은 타워팰리스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세다.

그런데 주변 오피스 시장에는 팔려고 내 놓은 건물들이 속속 등장하는 모양이다.

시그마타워·한빛플라자는 공식적인 매물로 등장했고 삼성생명 잠실빌딩도 매각설이 나돈다.

얼핏 생각하면 이해가 잘 안 된다. 롯데타워는 조만간 세계적인 명소로 이름을 날릴 게 분명한데 왜 주변의 빌딩들은 매각에 나서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미 롯데타워 개발의 호재가 반영돼 가격이 오를 대로 올랐다는 소리가 들린다.

게다가 건물 주인이 일반 법인이나 개인이 아니라 일정 기간 임대 수익을 얻은 후 매각을 통해 이득을 챙기는 부동산펀드 또는 리츠여서 그런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렇지 이제부터 롯데타워의 진가가 발휘될 때 인데 매각을 서둘고 있는 것은 아마 무슨 곡절이 숨어 있는 듯싶다.

먼저 초대형 건물의 낙수효과가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워낙 규모가 커 그 안에서 모든 게 이뤄질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매머드 건물과 관련있는 협력업체들이 주변 빌딩의 임대수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으나 인터넷 발달과 시스템 개선으로 과거처럼 굳이 ‘갑’의 회사 인근에다 둥지를 틀 필요가 없다.

꼭 주변에 대기해야 하는 업종은 영세업이어서 임대료가 비싼 잠실권 빌딩의 입주 대상으로 삼기가 어렵다는 평가다.

그 다음은 롯데월드타워의 사무실 공급량도 엄청나 오히려 공급과잉으로 인근 빌딩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공산이 있다고 해석한다.

가뜩이나 오피스 공급과잉으로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임대료도 자꾸 떨어지는 판국에 바로 옆에 초대형 최신식 건물이 임대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으니 그런 생각이 들만도 하다.

빌딩 시장은 그렇다 치고 상업용이나 주거용은 어떤 변화가 생길까.

상업용은 업무시설인 빌딩시장보다 더 상권이 위축될 수 있다. 롯데타워 내부에 어마어마한 상업 공간이 존재해 이것을 채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기대했던 낙수효과는 별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이곳의 브랜드는 주로 상류층을 대상으로 하는 고급류여서 주변 일반 상가의 취급 품목과 중첩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최신식 쇼핑 공간의 흡입력이 워낙 강해 오히려 수요 감축을 불러 올 수 있다는 거다.

음식점도 그렇다. 롯데타워 안에는 고급식당도 있지만 일반인들이 먹을 수 있는 중·저가 품목도 즐비하게 깔려 있어 주변 식당가의 이삭줍기 영업도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다음은 주거용에 대한 얘기다.

롯데타워의 직·간접적인 고용 인력은 2만 여명으로 추정되고 있어 그만큼 주택 수요도 많을 수밖에 없다.

주변은 이미 기존 5층짜리 아파트를 헐고 고층 아파트로 재건축된 곳이다. 가격도 3.3㎡당 4000만원 대로 높다. 인근에 기존 아파트도 있고 약 4000가구에 달하는 잠실5단지 또한 그대로 남아있지만 재건축 추진으로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이들 아파트는 가격이 비싸 대부분의 롯데타워 근무자가 거주하기에는 버거운 수준이다.

아파트 단지가 아닌 기존의 다세대·다가구촌은 호황을 누릴 게 확실하다.

서비스업종 종사자들은 임금이 생각만큼 많지 않다. 그래서 주로 원룸이나 투룸 형태의 빌라 또는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편이다.

그래서 잠실권의 빌라촌은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다. 빈 방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영향을 받아 곳곳에 주거용 오피스텔 개발이 한창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잠실롯데월드 타워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양극화 현상이다.

중·저가 주택시장은 큰 효과를 보고 있지만 오피스와 상업시설은 오히려 피해를 보는 측면도 적지 않다.

주변에 덩치가 큰 시설물이 들어설 경우 꼭 좋은 것 만은 아니라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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