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 발생 1년, 원전 안심해도 될까

입력 2017-09-13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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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수력원자력 노조 관계자들이 백운규 산업부 장관의 방문에 맞춰 경주시 월성 본부 정문에서 피켓 등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12일 한국수력원자력 노조 관계자들이 백운규 산업부 장관의 방문에 맞춰 경주시 월성 본부 정문에서 피켓 등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지진 관측 이후 역대 최대인 규모 5.8의 지진이 1년 전인 지난해 9월 12일 오후 8시 32분 경북 경주시 내남면에서 발생했다. 경주지진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시민들의 지진 공포는 현재 진행형이다. 실제로 지난 10일까지 규모 1.5 이상의 여진이 634차례나 계속되고 있다.

12일 찾은 경주는 화창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이었다.

규모 5.8 강진이 발생한 진앙지는 월성원전과 직선거리로 27km, 고리원전과는 50km 떨어져 있다.

경주 지진보다 높은 강도의 지진이 발생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 물음에 경주시 내남면 단층조사 현장에서 만난 전문가들의 대답은 엇갈렸다.

신중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지진 예측은 지질정보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엔 그간 없었다”며 “수백km 큰 단층대가 움직여야 가능한데 조사 해봐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모 8~9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신 원장의 의견이다. 과거 문헌으로 추정해볼 때도 규모 6.5가 최대였다.

반면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강도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여진이 발생하고 있고 힘을 배출해 또 다른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며 “역사적으로 국내에서 규모 7.0 내외 지진은 꽤 있었고 우리는 지진에서 안전한 나라가 아니다”라고 했다. 경주 지진이 향후 큰 지진 발생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주시 양남면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에서 이날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방문에 맞춰 입구에서 ‘신고리 5ㆍ6호기 건설 중단 반대’ 피켓 등을 들고 있는 한수원 노조를 만날 수 있었다.

‘40년을 지켜온 원전 안전, 끝까지 책임지겠습니다.’, ‘한수원 직원 자녀들도 원전 바로 옆에 살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도 눈에 띄었다.

이어진 백 장관과 주민간담회에서 참석한 지역민들은 과거 정부에서 소통을 하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투명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정부가 중간저장시설 부지를 확보해 건설 후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한다는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화식 양남면이장협회장은 “사용후핵연료 1차 공론화 이후 법안 제정을 하면서 정부는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했지만 공청회 개최시부터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 의견은 무시한 채 법안이 현재 상정되고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월성본부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의 포화율은 현재 88%로 2020년 상반기에 포화 상태에 이른다.

이에 대해 백 장관은 지역 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건식저장시설 확충을 논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백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용후핵연료는 10만 년 방사능 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에 10만 년 보관해야 한다”며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도 해결 안 한 상태에서 또 신규 원전을 짓고 노후화된 원전을 수명 연장하는 것은 10만 년의 숙제를 미래 세대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내 원전은 규모 6.5~7.0 지진에도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

원전 안전성에 대해 백 장관은 “한수원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게 노력해왔다.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환경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 능력이 있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원전 사고는 100만 분의 1 확률이지만 전 세계 원전 460개 중 벌써 원전 사고가 3번이 발생해 통계나 학문적 예측과는 맞아떨어지지 않는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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