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기후금융’이다] 그린본드 ‘폭풍성장’… 한국은 아직 걸음마

입력 2018-01-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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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발행 25억 달러 그쳐… 발행기관도 4곳뿐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녹색성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후금융 시장의 규모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특히 기후금융의 대표적 상품 중 하나인 그린본드 발행 규모는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나 은행 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까지 그린본드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 국내 기관과 기업들도 그린본드를 비롯한 기후금융 시장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나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글로벌 그린본드 발행규모는 2012년 45억 달러에서 2016년 810억 달러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애플이 2016~2017년 총 25억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등 채권 발행기관 역시 기존 국제기구 중심에서 탈피해 다변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2013년 수출입은행이 5억 달러 규모 최초 발행한 뒤 올해 10월말까지 20억 달러를 추가로 발행하는데 그친 상황이다. 발행 기관도 수출입은행을 비롯해 산업은행, 한진 인터내셔널, 현대캐피탈 등 단 4곳에 불과하다.

기후금융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인식도 여전히 부족하다. 산업연구원(KIET)이 121개 기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기후변화 인식과 대응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기업이 생각하는 중요한 주체는 국가(69.4%)였으며, 이어 기업(18.2%), 개인(6.0%), 지역사회(5.8%) 순이었다.

보고서는 "기업이 스스로를 기후 변화 대응의 주체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결과"라면서 "이로 인해 정책 결정시 기업이 주체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기후 변화 대응에 앞장 서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대기업의 경우 기업을 기후 변화 대응의 가장 중요한 주체로 인식하는 비중이 5.6%에 그쳤다. 이는 중소기업(18%), 중견기업(21.9%)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

이에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기후금융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6월 우리나라가 유엔에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대비 37% 감축)를 달성하고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 관련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후금융에 대한 투자 확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대원 KDB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외 공공 기후금융 재원을 활용해 기후변화 대응을 지속가능한 성장 패러다임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한 녹색 기후기술 기업의 성장과 해외 진출을 지원해 기후금융의 저변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후금융은 기후변화 문제를 금융메커니즘에 접목해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탄소배출 감축을 유가증권화해 거래하는 탄소배출권거래제와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그린본드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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