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장중 1080원을 돌파하는 등 한달10일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데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이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역송금 수요로까지 이어졌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수출업체 매물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박스권 상단인 1075원을 뚫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그간 하락추세는 마무리됐다고 봤다.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하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8%대로 올라서는 분위기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채 수익률과 국내 주식시장 흐름, 그리고 외국인 주식 매매동향에 따라 기존 박스권 상단을 돌파한 원·달러가 횡보할지 지속 상승할지 결정할 것으로 봤다.
장중 저점은 1070.7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10.4원에 달했다. 이는 외환당국이 환시개입에 나섰던 지난달 8일(11.1원) 이후 최대치다.
역외환율은 소폭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70.2/1070.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9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43.15포인트(1.68%) 급락한 2525.39포인트를, 코스닥은 8.73포인트(0.96%) 하락한 899.47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730억6600만원을, 코스닥시장에서 2865억5200만원을 각각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3일 연속 순매도를 보였다. 누적 매도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수출업체 달러 공급도 많았지만 외국인 주식매도 자금이 역송금으로 연결되면서 원·달러가 상승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는 뉴욕장에서는 약세를 아시아장에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채 수익률이 10년물의 경우 2.8%까지 오른 때문이다. 올 3차례 인상할 것으로 보이는 미 금리인상이 4차례로 높아진다면 원·달러는 더 오를 수 있겠다”며 “기존 박스권 상단인 1075원을 상향돌파한 만큼 기존 하락추세는 끝났다고 본다. 여기서 횡보할지 완연한 상승세를 보일지는 미국채 금리와 국내 주식시장과 외국인 움직임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가 전체적으로 반등한데다 주가도 많이 빠졌고 외국인 주식 매도물량도 많았다. 역송금 수요로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 레벨을 많이 높였다”며 “주식과 달러 흐름이 중요할 것 같다. 다만 위에서는 네고물량이 꾸준해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본다. 다음주 1065원에서 1085원 사이 흐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28엔(0.26%) 오른 109.74엔을, 유로·달러는 0.0049달러(0.39%) 상승한 1.2491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