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시가총액 상위 30개 상장사의 현금배당 총액은 17조39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외국인 주주에게 지급된 금액은 8조4983억 원(48.9%)으로 절반 수준에 육박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현금배당 총액은 5조8263억 원으로, 보유 지분의 52.74%를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에게는 3조728억 원의 배당액이 책정됐다. 7060억 원을 현금배당한 SK하이닉스의 경우 외국인 배당액은 3356억 원(47.53%)에 달했다.
최근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배당 확대를 요구한 현대차는 지난해 1조795억 원을 현금배당했다. 외국인의 현대차 지분율은 45.17%이며 4876억 원의 배당액을 챙겼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의 외국인 배당액은 각각 1589억 원(47.94%), 1202억 원(37.37%)이다.
금융지주사들도 외국인 주주에게 많은 액수의 현금배당을 했다. 외국인 배당액은 KB금융이 5320억 원(69.39%)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지주 4735억 원(69.87%), 하나금융지주 3397억 원(74.03%) 순이었다.
이들 주요 상장사들의 외국인 배당액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12년 외국인 배당액은 3조482억 원 수준이었지만, 5년 만에 178.8%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배당액은 6081억 원에서 3조 원대로 5배 이상 늘어났다. 현대차는 2388억 원에서 4876억 원으로 104.2% 늘었고, 현대모비스는 923억 원에서 1589억 원으로 72.1%, 기아차는 932억 원에서 1202억 원으로 29.0% 각각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외국인 배당액은 같은 기간 387.5% 증가했다.
지난 5년간 상위 30개 기업 중 21곳의 외국인 보유 지분도 크게 늘었다. 외국인 보유 지분 비율은 에쓰오일(S-oil)이 2012년 말 48.04%에서 지난해 말 76.68%로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24.87%에서 47.53%로, 삼성SDI는 22.00%에서 41.68%로 각각 늘어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을 늘린 데 이어, 현대차그룹 역시 엘리엇의 요구로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외국인에게 돌아가는 배당액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