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10만 콜”… 폭염에 배달앱도 불났다

입력 2018-08-0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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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음식 주문 1兆 시대…더위에 주문 늘며 배달원도 ‘품귀현상’

모바일 주문서비스 이용자 폭증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폭염까지 겹치면서 배달기사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모바일 음식 배송 시장이 1조 원 시대를 연 가운데 최근엔 배달기사들이 폭염 수당을 지급해 달라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이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6일 서울 종로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는 1인 시위가 열렸다. 시위를 주최한 라이더 박정훈 씨는 비나 눈이 올 때 지급하는 추가 수당 100원을 폭염이 있는 날에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맥도날드를 비롯해 롯데리아, 버거킹, 도미노피자, 피자헛 등의 배달업무 종사자들은 ‘라이더 유니온’을 만들어 단체 행동에까지 나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폭염이 시작된 7월 전국 주문배달은 대폭 늘었다. 배달앱 서비스 ‘배달의민족’은 7월 월간 주문량이 처음으로 2000만 건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2배가량 늘어났다. 폭염이 절정에 달했던 7월 넷째 주의 경우 주문량이 둘째 주보다 17% 늘기도 했다. 배달앱 ‘요기요’ 역시 서울 낮 최고기온이 38.3도를 기록했던 지난달 31일 주문 건수가 전주 대비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2분기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모바일 배달음식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8%나 증가한 1조620억 원을 기록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 등으로 모바일로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지난해 4분기 7897억 원이던 모바일 배달음식 거래액은 6개월 새 35%나 증가해 모바일 배달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여기에다 최근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으로 자체 배달기사를 쓰는 대신 배달 대행업체와 손잡는 외식업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국내 배달 대행 업체 1위인 ‘바로고’는 배스킨라빈스를 비롯해 나뚜르, 파리바게뜨 등과 제휴하고 있으며, 배달 대행 업체 ‘부릉’은 지난해 KFC와 손잡은 데 이어 올 초엔 파파존스와 계약을 맺었다.

이태권 바로고 대표는 “전체적으로 허브(대리점)들이 늘어나고 있고 주문 건수도 올 상반기 일 평균 8만 콜 수준에서 7, 8월을 거치면서 현재 하루 10만 콜을 넘은 상태”라며 “폭염이 주된 원인인지는 추가적 확인이 필요하지만 최근 들어 인력도 전년 대비 100% 이상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국내 음식 배달 시장은 현재 15조 원 규모이며, 2019년에는 약 20조 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 최저임금 상승에 따라 음식점의 정규직 배달기사 고용 부담이 올라간 반면 효율적이고 빠른 이륜차 배달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기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던 음식점들의 이륜차 배달 업체 서비스 이용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배달 대행 서비스가 인건비 부담의 대안으로 시작됐지만 이들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정작 소규모 외식업체에는 오히려 부담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최근 한국외식중앙회와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가 외식업체 200여 곳을 대상으로 ‘배달 판매를 희망하지만 서비스를 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문조사한 결과 ‘배달 종사원을 고용할 여건이 안 돼서(인건비)’가 가장 많았다. ‘배달 종사원 구하기가 어렵다’라는 응답도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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