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슈퍼파워’ 인도로 가는 길] 세계 최악 대기오염 인도, 스모그와의 전쟁 총력전

입력 2018-11-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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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왈리 축제 시민들 폭죽, 대기오염 27배나 악화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는 인도가 올해도 스모그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마른하늘에 물을 뿌리는 식의 대처 방안으로는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뉴델리 자와할랄 네루 경기장 인근의 대기오염 수치가 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PM2.5) 기준으로 1㎥당 1990㎍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전날인 7일 이 지역의 대기오염 수치는 74㎍/㎥였다.

7일 밤 시작된 인도 힌두교 최대 명절 디왈리 축제에서 시민들이 폭죽을 터뜨리면서 대기오염 수치가 하루 사이 27배나 뛴 것이다. 인도 환경당국은 8일 새벽 뉴델리 곳곳의 PM2.5 수치가 1500∼3000㎍/㎥까지 올라갔다고 밝혔다.

매년 10월 말에서 11월 초 정점에 달하는 인도의 대기오염은 단순히 디왈리 축제 폭죽 때문만은 아니다. 이 시기에 추수를 마친 농가에서 논밭을 태우는 관습이 대기오염을 극도로 악화시킨다. 펀자브 하리아나주(州)에서만 이 시기 약 3500만 톤의 농작물 찌꺼기가 공중으로 흩어진다.

낡은 자동차들의 배기가스와 건설 현장의 먼지 등 개발도상국의 고질적 오염 문제도 더해진다. 계절적으로는 바람의 속도가 줄면서 대기 중 오염물질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머무르면서 거대한 ‘스모그 이불’을 형성한다.

대기오염이 인도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대상인 2629개 도시 중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18곳 중 14개 도시가 인도 북부에 위치해 있다. 인도 보건당국은 공중보건 ‘응급상황’이라고 명명한 상황이다.

시카고대 에너지정책연구소(EPIC)는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뉴델리 대기 환경이 WHO 안전기준을 충족했다면 시민 기대수명이 10년 이상 길어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WHO가 제시한 연평균 PM2.5 농도의 안전기준은 10㎍/㎥ 이하지만 인도 북부 도시 평균치는 120㎍/㎥, 뉴델리는 143㎍/㎥에 이른다.

인도 정부는 올겨울부터 대기오염 저감 3개 대책을 시행하면서 버스 등 차량 지붕에 공기정화 필터를 달고 교통이 혼잡한 시내 주요 교차로 5곳에 공기청정기 54대를 시범 설치하기로 했다.

시멘트를 물과 섞을 때 발생하는 먼지를 억제하기 위한 화학물질 첨가 방안도 지시했다. 특히 대기오염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작물 연소를 막기 위해 올해와 내년 2억3000만 달러(약 26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달 초에는 뉴델리에서 모든 건설공사를 중단시키고 석탄을 연료로 하는 모든 산업시설 가동도 금지하는 고강도 대책을 펼쳤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이미 인도 환경당국은 펀자브와 하리아나를 포함한 5개 주에서 농작물 소각을 금지했고 올해 디왈리 축제의 폭죽 판매도 제한했지만 제재 수단을 동반하지 못한 탓에 실효성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CNBC방송은 델리의 오염 문제가 아직도 선거에서 주된 이슈로 꼽히지 않을 만큼 제대로 문제시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델리 거주자들이 대기오염에 대한 예방책을 전달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각국의 외교관들은 인도 파견을 꺼리기 급급해 대사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아빈드 케지리왈 인도 델리 주총리는 “우리는 지금 ‘가스실’에 있다”며 “쓰레기 소각을 중단시킬 방안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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