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타타차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이 약 37억9000만 달러(약 4조2600억 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는 타타차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물론 지난 분기 적자 규모는 인도 상장사 역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 소식에 타타차 주가는 이날 장중 최대 30% 폭락한 끝에 18%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FT는 타타차가 기록한 장중 하락폭은 1993년 2월 이후 26년 만에 가장 컸다고 전했다.
타타차를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한 원흉은 JLR이었다. JLR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중국시장 침체 등 이유로 31억 파운드를 상각 처리해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이 34억 파운드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JLR 사상 최대 규모 적자다. JLR는 상각 처리분을 제외하면 순손실은 2억7300만 파운드라고 덧붙였다.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경기둔화 등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은 지난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신차 판매가 감소했다. JLR는 1월 중국시장 신차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40% 급감하는 등 올해도 부진하게 출발했다.
또 독일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시스템 조작 스캔들로 유럽 내 디젤 차량 판매가 줄어들면서 디젤 차종이 주력인 JLR가 타격을 받게 됐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도 JLR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영국 자동차 수출에서 EU 시장은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타타차는 지난 2008년 미국 포드로부터 23억 달러에 영국 럭셔리 자동차의 상징 중 하나인 JLR를 인수했다. 국민차 프로젝트인 ‘나노(Nano)’가 실패로 끝나고 상용차 부문에서 경쟁이 극심해진 가운데 JLR는 그동안 타타차 실적을 지탱했던 핵심이었다. 이런 JLR가 막대한 손해를 본 것은 물론 미래마저 불투명해진 것이다.
이전까지 JLR는 타타차 영업이익의 약 80%를 차지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브렉시트 혼란이 JLR는 물론 인도 모회사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타타차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