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중국의 단기성장전략 전환 가능성 및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세 둔화가 뚜렷하게 약화하고 있다. 실제 올 들어 5월까지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5.6%로 지난해 같은기간(5.9%)에 비해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세는 경제구조 개혁과 디레버리징 정책으로 2010년대 들어 빠르게 둔화했었다. 생산요소투입 위주의 투자증대가 양적 성장엔 효과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초래한 과다부채와 부동산시장 불안 등은 지속가능성장을 위협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 2009년 30% 수준에 달했던 증가율은 지난해 5분의 1(5.9%) 수준으로 하락했었다.
최근 투자재개 움직임을 구성 항목별로 보면 인프라와 부동산개발 등 제조업 이외의 투자 증가세 확대에 기인한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실제 인프라투자는 철도와 고속도로 등 대규모 운송인프라투자 확대로 지난해 9월(전년동기대비 3.2%) 이후 완만하게 반등(올 5월 5.0%)하고 있다. 부동산개발 투자 증가세도 올 5월 현재 10.9%를 기록해 2015년 2월(11.3%)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회복했다. 반면 제조업 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하반기 9.5%에서 올 5월 2.7%로 큰 폭 하락했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수출부진 등 대외부문에서의 성장둔화 압력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정책파급시차가 짧은 인프라투자 확대가 우선적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부동산개발 투자도 지난해 크게 확대된 건축착공면적(2017년 전년동기대비 7.0%→2018년 17.2%)과 부동산 개발용 토지매입비용(2017년 23.4%→2018년 57.0%) 등이 시차를 두고 건설투자로 이어지면서 증가세가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정기 한은 중국경제팀 과장은 “소비중심의 내수기반 확충과 민간부문의 레버리지 축소 등 질적 성장전략을 추진중이던 중국경제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단기적으로 성장전략의 궤도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라며 “경기대응을 위해 제조업 투자보다 인프라 투자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제조업 투자와 생산회복이 장기간 지연되면 대중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관련 중간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