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경매에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신성둔촌미소지움 아파트 전용면적 60㎡ 물건에 무려 55명이 입찰서를 제출해 전국 최다 응찰자 수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감정가가 3억8000만원으로 책정된 이후 올 들어 3년 만에 진행된 입찰이다.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과 9호선 중앙보훈병원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더블 역세권 아파트이지만 도로 맞은편 개발사업 이슈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풍성로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강남권 중에서도 재건축·재개발 등 특별한 호재가 있어야 응찰자가 몰린다”고 말했다.
둔촌주공아파트는 1만2000여가구 규모로 지어져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대장주다. 강남4구 중 한 곳인 강동구 재건축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고 이미 철거에 들어간 이 단지의 전용 88㎡는 최근 16억1000만~1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신축과 구축 아파트와의 가격 격차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대단지가 가격을 견인해 주변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는 것을 감안하면 상승 잠재력을 안고있는 셈이다. 특히 이번 물건은 감정가가 최근 시세의 60%에 불과했다. 같은 면적의 최근 시세가 6억2500만원 수준인 반면 이번 물건의 감정가는 4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치열한 경쟁 끝에 감정가의 161%인 6억1200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가 49명 몰리며 2위를 기록한 송파구 잠실 엘스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앞서 한 차례 유찰로 감정가의 80%까지 낮아졌던 이 물건은 두 번째 입찰에서 감정가의 104%인 15억1999만원에 낙찰됐다. 이 면적의 최근 실거래가는 15억8000만원이다.
이 단지도 지하철 9호선 종합운동장역과 2호선 잠실새내역에서 바로 연결되는 더블 역세권 아파트이지만 인근 종합운동장 리모델링 사업, 삼성동과 잠실에 조성되는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단지 조성 등의 대규모 개발 호재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아파트는 개발 호재로 인한 상승 잠재력을 크게 평가받아 주춤했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쾌적한 주거 환경도 치열한 경쟁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지지옥션 측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