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해 “현재 우리는 저금리와 저물가, 저성장의 뉴노멀에 있다”며 향후 새로운 경기침체가 발생했을 때 중앙은행이 움직일 여지가 없음을 우려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리세션(Recession·경기침체)이 일어나면 연준은 일반적으로 금리를 평균 5%포인트 인하했다”며 “그러나 저금리와 저물가, 저성장이라는 뉴노멀 상황에서 연준은 그런 여지를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준은 이에 (뉴노멀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적인 정책 프레임워크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이 벽에 부딪히면 전문가들은 정부의 재정정책 확대를 요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미국의 부채는 경제보다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부채 감축이 더욱 시급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미국 경제에 관련해 파월 의장은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어 현 통화정책 기조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경제에 대해 들어오는 최신 정보가 우리의 전망과 대체로 일치하는 상황이 계속되는 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당분간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이런 전망에 대해 유의해야 할 리스크는 남아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지속적인 경기확장과 견실한 노동시장, 목표치인 2% 부근에서 움직이는 인플레이션 등 미국 경제는 강한 위치에 있다”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현재의 확장세가 계속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 11년째 희귀한 확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는 이를 늘리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인 성장 둔화와 무역 이슈는 계속해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며 “아울러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면 대중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 약화라는 환영받지 못할 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올해 총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통해 기준금리를 1.50~1.75%로 낮춘 것에 대해서는 “경제성장을 지원하고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끌어올리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해서는 “정책 파급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노동시장과 물가 동향에 그 효과가 분명히 나타난다”며 “침체한 주택투자도 금리 인하로 반등하고 있다”고 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연준을 다시 공격하면서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처럼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파월 의장은 “매우 낮거나 마이너스인 금리는 현재 미국 상황에서는 확실히 적절하지 않다”며 “또 정치는 연준 결정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우리는 데이터 분석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14일 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경제 전망을 주제로 증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