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작업을 완료한 품목도 있고, 진행 중인 품목도 있다. 개정안 시행 전까지 (교체) 속도 내고 있다.” 주류·음료·생수업계의 유색 페트병 교체 작업이 한창이다. 다음 달 25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존 유색 페트병 사용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유색 페트병의 경우 재활용률이 떨어지고 라벨 제거 등에 별도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그러나 맥주 등 일부 제품의 경우 기존 유색 페트병 대신 투명 페트병을 쓰면 품질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 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주류업계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은 그간 초록색 페트병에 담겨 판매됐다. 개정안 시행에 맞춰 두 회사는 무색 페트병으로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이다. 18일 롯데주류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소주 페트병은 무색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이 인수한 제주소주는 2017년 ‘푸른밤’ 소주를 페트병으로 내놓으면서 무색 페트병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는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한 마케팅 작업 일환이었을뿐 이번 교체 작업과는 무관하다. 소주의 경우 투명 페트병을 사용해도 제품 변질 가능성이 작아 교체 자체가 큰 문제는 없다.
주류업계의 고민은 맥주 페트병이다. 업계는 갈색이 아닌 무색 페트병으로 바꿀 경우 직사광선과 자외선 등으로 품질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전문가 연구 용역 등을 거쳐 연말까지 갈색 페트병 관련 지침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결정이 이뤄지지 않아 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음 달 개정안 시행이라고 하지만, 품질 저하 문제에 대해 뚜렷한 대안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음료·생수업계도 법 개정에 분주히 대응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밀키스'와 '트로피카나 스파클링'은 이미 투명 페트병으로 전환을 완료했다. 다만 탄산수 '트레비'와 대표 음료로 꼽히는 '칠성사이다'의 경우 교체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며 연말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웅진식품도 앞서 7월 탄산수 '빅토리아'의 포장재를 무색 페트병으로 바꿨다. 옥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교체했고 상표를 쉽게 뗄 수 있도록 절취선을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