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협박 등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장한(67) 종근당 회장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2부(재판장 홍진표 부장판사)는 21일 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이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폭력치료 강의 수강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을 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장기간에 걸쳐 심리적ㆍ정서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 회장으로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위치에서 오히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약자인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주장한 강요 혐의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사이의 상상적 경합범 관계라는 주장은 받아들였다. 강요와 특가법을 실체적 경합 관계로 판단한 원심 주장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다. 형법 제40조(상상적 경합범)는 1개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면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각 범행은 운전자인 피해자들을 협박해 버스전용차로 위반 등 의무 없는 강요라는, 하나의 행위가 여러 개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상황에 해당한다”며 상상적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2017년 7월 피해 운전기사들이 폭언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갑질 논란에 휩싸여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회장이 2013년 6월부터 4년간 운전기사 6명에게 폭언과 협박을 하고 교통법규를 어기면서까지 불법 운전을 강요한 혐의를 적발해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