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회사 정관의 사업 목적에 '전기차 및 충전 인프라 운영업'을 추가하며 관련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다.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으로 전기차 활성화를 유도하는 동시에 모기업 현대ㆍ기아차의 친환경차 판매를 뒷받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내달 19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기차 및 관련 충전 인프라 운영, 관제서비스업 △고압가스 저장 및 운반업 △위험물 저장 및 운반업을 정관상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다룬다. 사측은 이 안건이 신규사업 진행을 위한 사업목적 추가라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미 다수의 회사와 손잡고 전기차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통합 몰 SSG닷컴과 '친환경 냉장 전기차 배송서비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글로비스가 냉장 전기차를 이용한 배송 운영을 담당하고, SSG닷컴은 이마트몰 배송차에 친환경 전기차를 투입하는 내용이다.
한 달 뒤에는 한국전력과 전기 상용차 충전 인프라 설치에 대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상용차를 운영하며 주요 물류 거점에 충전 인프라 설치를 위해 노력하고, 한전은 충전기 설치와 관리를 맡는 계획이다.
이번 정관 변경은 현대글로비스가 본격적으로 전기차 관련 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자사의 핵심 사업인 '물류'에 전기차를 결합해 현대ㆍ기아차의 전기 상용차 판매를 뒷받침할 목적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사업 전망은 밝은 편이다. 특히 택배 배달용 상용차는 한정된 지역 내에서 운행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기차를 사용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운송 사업자의 큰 지출을 차지하는 연료비(충전요금)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다른 업체들과도 전기차 관련 사업을 위해 물밑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가 포터, 봉고 전기차를 내놓은 상황에서 현대글로비스가 이를 지원하고 나아가 전기차 활성화를 유도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측은 독자적인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진출하는 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회사 관계자는 "한전과의 협업을 위해 정관에 사업 목적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회사 단독으로 충전 사업에 진출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