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상장사들...믿을 건 ‘현금 곳간’

입력 2020-03-23 15:49 수정 2020-03-2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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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확산 공포로 폭락장이 이어지면서 다수의 상장사들이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이 장기 불황 방어에 유리한 만큼 투자자들의 시선도 집중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일 이화산업은 종속회사인 영화기업이 770억 원 규모의 토지와 건물을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이 밖에도 쎄니트와 영흥철강, 파버나인, 부산주공, 아모레퍼시픽그룹, EG, 경방, LG하우시스 등 9곳이 현금 자산 확보를 위해 자산을 매각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상장사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28.66% 급락했다. 일부 항공사나 해운사의 경우 운항이 중단되면서 운영자금이 끊기는 등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현금 흐름이 막힐 경우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경우 배당금을 증대하거나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를 방어할 수 있다”며 “또 신사업 진행이나 투자를 바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현금이 풍부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가장 높은 기업은 삼성전자다. 총 26조6050억 원을 보유 중이다. 이어 기업은행(12조3673억 원), SK(9조2208억 원), 현대차(9조2208억 원), 우리금융지주(8조3888억 원), LG전자(4조7989억 원), 기아차(2조2722억 원), 한국조선해양(3조7399억 원), 현대모비스(3조6751억 원) 순으로 현금이 많았다.

이에 유동자산이 풍부한 상장사들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금 보유금이 높은 기업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대규모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8조4532억 원), 현대차(8083억 원), 우리금융지주(5056억 원), 현대모비스(3750억 원), 기업은행(3259억 원), SK(2650억 원), LG전자(1222억 원) 등이 배당을 시행한다.

이태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취약 업종인 항공업과 유가 급락에 취약한 에너지 기업의 경우 자금 조달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국 보잉사의 경우 은행 대출 잔액을 전부 인출하는 등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데 신용 경색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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