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해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도 합작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고 호주 광산 프로젝트가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금 압박 요인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가 투자한 호주 로이힐 철광석 광산 프로젝트의 상업적 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WA투데이가 보도했다.
로이힐은 세계 최대 여성 부호인 지나 라인하트의 핸콕광산그룹이 추진하는 철광석 광산 개발 프로젝트다.
포스코는 지난 5월 일본 마루베니, 대만의 차이나스틸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로이힐 프로젝트 지분 12.5%를 1조7000억원에 사들였다.
로이힐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최소 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하트 회장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는 철광석 가격이 높았으나 현재는 가격이 많이 하락해 로이힐 광산이 채산성을 맞출 수 있을지 의심된다.
중국의 수요가 왕성했던 지난해 철광석 가격은 t당 180달러 선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100달러 밑으로 반토막난 상태다.
시장에서는 중기적으로 철광석 가격이 120달러 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하트가 철광석 가격이 오를 때까지 사업 진행을 미룰 가능성이 커지면서 포스코가 투자한 자금이 묶일 가능성이 높다고 신문은 전했다.
핸콕그룹은 계속해서 로이힐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으나 철광석 가격 하락 추세에 채권단이 더 많은 담보를 요구하는 등 자금 조달 비용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도 부담이다.
이미 호주 필바라 광산벨트의 대규모 광산 프로젝트가 좌초되면서 로이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의 다른 파트너인 호주 광산업체 아퀼라리소시스는 최근 새 광산 개발 비용이 당초 예상했던 58억 달러에서 74억 달러 이상으로 치솟자 계획을 취소했다.
전반적인 경제성장 둔화와 자금 압박으로 관련 인프라 사업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호주 철도업체 QR내셔널은 이번주 철광석업체 아틀라스·브록크먼리소시스와 연계해 필바라 지역에 신규 철도를 건설하려는 계획 승인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포스코가 신규 광산 개발에 뛰어드는 것보다 기존의 광산을 사는 것이 더 싸게 먹힐 수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포스코가 최근 홍콩 원자재 거래업체 노블그룹·국민연금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호주 철강·광산업체 아리움(옛 명칭 원스틸) 인수에 뛰어든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인도에서는 인도철강공사(SAIL)와 현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합작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TOI)가 보도했다.
신문은 양사가 합작기업의 지분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SAIL과 손잡고 자르칸드주 보카로에 연 30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제철소 건설을 추진해왔다.
베니 프라사드 베르마 철강부 장관은 포스코 측에 합작기업의 경영권을 인도 정부가 가질 수 없다면 이번 계획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포스코는 합작기업의 주요 지분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 연례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권오준 포스코 기술총괄사장은 이날 TOI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경영권을 가져야 하는 것이 포스코의 입장”아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합작기업의 지분 51%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51%가 아닌 주요 지분”이라고 말해 더 높은 비율의 지분을 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베르마 장관은 그러나 “합작기업의 지분율이 인도 정부와 포스코 사이에 50대50이 아니라면 이번 계획을 거부할 것”이라면서 “포스코 측과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