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가 정치개혁안으로 내놓은 의원정수 축소와 중앙당 폐지 등은 각각 ‘정수 조정’과 ‘중앙당 축소’ 수준에서 정리됐다. 이와 동시에 양 측 지지층을 아우르는 ‘대선 이후의 연대’에 대한 구상은 추상적 문구로 표현됐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의원 정수 조정’이다. 의원 정수 문제는 양측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던 것으로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고 지역구를 줄이는 과정에서 의원 정수를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그간 문 후보 측은 의원정수 조정 없이 비례대표 비율 확대를, 안 후보 측은 의원 수 감축을 요구했다. 이를 ‘축소’로 규정하지 않고 ‘조정’이라는 표현을 써 대선 후 공동정부 구성 시 이 문제는 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당 폐지를 주장했던 안 후보 측은 이에 준하는 ‘원내정당화’를 요구했으나 문 후보 측 반대로 ‘축소’선에서 정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안 후보가 주장한 중앙당 강제 당론 폐지 역시 ‘지양’ 이라는 문구로 조정됐다.
대선 이후 양측 지지자를 묶은 ‘국민연대’ 방안도 당초 신당창당이나 정치연합체 구성 등 구체적 세력 통합 방식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선 승리 이후에도 연대의 책임을 다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성공적으로 열어나가기 위해 변함없이 협력해갈 것”이라는 선언적 수준에 그쳤다.
양측 간 협력 수준을 놓고 입장차가 존재하는데다 세력 간 통합이 자칫 ‘정치 공학적’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판단, 연대 방향과 가치 등을 제시하는 선에서 도출한 것이다.
이밖에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고 국무총리에 대해 국무위원 인사제청권과 해임건의안을 보장하며, 대통령 인사권과 사면권 등 권한 남용을 막는 데 합의했다. 또한 대검 중수부 폐지 및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설치 등을 포함했다.
양측은 △소통과 협치의 국정운영 △정치권 기득권 타파 △정당혁신 △국민연대 등 4개항으로 구성된 선언문에서 ‘개인적인 유불리를 뛰어넘어 대승적으로 대선 승리를 위해 후보단일화를 이루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