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중견기업 육성책 ‘월드클래스300 프로젝트’와 흡사한 정책이 최근 대만에서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대만은 지난 10월 ‘중견기업 도약 추진 제안서’를 발표했다. ‘산업의 허리’인 우수 중견기업을 발굴해 육성시키고자 대만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을 마련한 것이다.
특이한 점은 이 같은 대만의 정책이 지난해부터 지식경제부가 중점 추진 중인 ‘월드클래스300 프로젝트’와 너무나 흡사하다는 점이다.
중견기업연구원 김세종 연구본부장은 “지난 10월 대만 중소기업국을 가서 이 정책을 처음 접했는데 우리나라 정책과 비슷한 점이 많아 깜짝 놀랐다”면서 “지원 내용을 보면 흡사한 면이 많다”고 말했다.
우선 대만의 중견기업 정책은 매년 150개 기업을 선정, 앞으로 3년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반면 한국 ‘월드클래스300’의 경우는 300개 기업을 선정, 10년 동안 지원하는 식이다. 숫자와 지원 기간만 다른 셈이다.
지경부 중견기업정책과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 수를 미리 정해놓고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은 그동안 우리나라 외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흡사한 점은 정책의 내용이다.
한국의 ‘월드클래스300’은 중소·중견기업이 단계별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 크게 △기술확보 △시장확대 △인력확보 △투자 △컨설팅 등 다섯 가지로 구성됐다. 정부 산하의 코트라(KOTRA), 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관계기관들과 협조해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대만이 이번에 발표한 정책도 ‘월드클래스300’과 구성이 비슷하다. 크게 △기술부문 △인재부문 △지식재산부문 △브랜드마케팅 부문 등 네 가지 나뉘는 단계별 지원내용은 물론 정부 기관과 협조해 지원하는 방식도 흡사하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중견기업에서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육성코자 하는 단계별 지원 방식 자체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에 지경부 내부에선 ‘월드클래스300’이란 중견기업 정책을 대만에 수출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다.
이와 함께 대만 정부가 정책 제안서에 한국, 독일의 중견기업 정의를 참고해 대만의 중견기업 정의를 제시한 것도 눈에 띈다. 또한 우리나라가 올해 지경부 내 중견기업국을 설치한 것과 같이 대만도 앞으로 경제부 안에 중견기업 전담팀을 결성하기로 한 것도 정책상 비슷한 부분이다.
지경부 문승욱 중견기업정책국장은 “누가 누구를 벤치마킹했다기보다는 각국마다 중견기업 육성에 초점을 모으고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있는 모습의 하나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