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의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공정소재(Process Chemical) 전문기업인 엘티씨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지난 2007년 11월 설립된 엘티씨의 주력제품은 LCD·반도체용 박리액(Stripper)으로 LCD 박리액 분야의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박리액이란 디스플레이, 반도체의 회로 전극을 구성하는 회로공정 중 노광현상 식각을 거친 포토 레지스트(Photoresist, 감광성 고분자 물질) 잔류분을 제거하는 데 사용되는 특수 용제를 가리킨다. 포토 레지스트가 박리 후에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제품 불량으로 이어지게 된다.
엘티씨는 현재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용하는 박리액의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5·7·8 세대 LCD 라인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엘티씨 및 엘티씨의 기술을 이전 받은 업체의 박리액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설립된 지 5년 남짓된 엘티씨가 국내외 유수 기업들을 제치고 삼성디스플레이 공급 및 세계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한 점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최호성 대표가 박리액의 국산화를 위해 세운 엘티씨는 세계 최초로 물을 첨가해 기존 유기계 박리액의 단점을 보완한 ‘알루미늄과 구리 배선 통합형 수계 박리액’을 개발·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2009년 삼성디스플레이 7세대 일부 라인에 공급을 시작한 이후 2010년에는 7세대 라인에 전량 공급한 데 이어 2011년에는 8세대 라인까지 확대 공급하기에 이르렀다.
그간 물이 첨가된 박리액은 개발 및 양산이 불가능하다는 업계 통념을 깨고, 레드오션으로 인식된 박리액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이다.
기존 유기계 박리액 제품 중에는 일부 사용을 규제하는 독성 화학물질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어 환경오염 문제 및 안전성에서도 많은 우려가 표출되어 왔으나 엘티씨의 수계 박리액 제품은 친환경 제품으로 개발되어 환경적 측면뿐만 아니라 공정상의 안전성까지 확보했다.
최호성 대표는 “몇몇 기업이 수계 박리액을 개발하려고 했지만 양산기술까지 확보한 곳은 전 세계적으로 엘티씨가 유일하다”며 “LCD 배선이 알루미늄에서 구리로 전환되는 추세인데다 갈수록 환경규제가 엄격해져 앞으로 엘티씨의 수계 박리액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0년 235억원이던 엘티씨의 매출액은 SDC 7·8라인 전량 공급을 통해 2011년 947억원으로 4배 증가했으며, 공급업체 이원화 정책이 시행된 2012년에도 92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81억원, 영업이익률은 22%를 기록했다. 엘티씨는 구리배선으로 전환을 진행 중인 대만 및 중국업체들을 대상으로 제품 공급을 추진하고 있어 조만간 이들 글로벌 기업으로도 매출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이런 엘티씨의 안정성과 성장성은 시장에서도 확인됐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 결과 42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공모가를 밴드 상단보다 1000원 높은 2만500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도 702.54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조8778억원에 달하는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았다.
엘티씨는 공모자금 대부분을 기존 박리액 생산 캐파(Capa)를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신규 성장동력인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용 나노 소재 양산을 위한 제2공장 신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란 액체가 아닌 고체를 전해질로 사용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천연가스, LPG뿐만 아니라 바이오도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연료전지의 꽃’으로 불린다.
엘티씨 관계자는 “이번 코스닥 상장 및 시설투자를 통해 글로벌 IT 케미컬 소재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