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주요국에 2014년 ‘퍼펙트스톰’이 올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리 상승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의 경제성장 둔화와 정치적 불확실성, 달러 강세 등은 2014년 변동성이 큰 동남아시아 시장에 ‘퍼펙트스톰’으로 들이닥칠 전망이라고 FT는 설명했다.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뜻하는 이른바 ‘TIPS’ 시장은 1년 전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투자자들은 당시 부진한 글로벌 성장 상황에서 북아시아 등 수출중심의 국가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비주도 경제인 TIPS를 안전투자라고 여겼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출구전략 가능성을 언급하기 전까지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시장은 모두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버냉키 연준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 이후 동남아시아 시장은 휘청이기 시작해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증시는 약세장에 진입했다.
석칭쿰 크레디트스위스프라이빗뱅킹 동남아시아연구책임자는 “동남아시아의 주식가치가 높아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하락할 것”이라면서 “동남아시아는 내년 상반기에 북미시장보다 안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부 요인이 지역 내 요인을 무색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필리핀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5월 22배에서 현재 16.8배로 하락했다. 이는 그러나 동남아시아 지역 평균인 12.4배를 웃돌 뿐만 아니라 과거 평균인 14배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주식 가치가 여전히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의 지역적 역풍 역시 고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태국과 인도의 정치적 문제는 큰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골드만삭스그룹과 노무라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는 이들 세 국가 주식에 ‘비중축소(unverweight)’ 등급을 매겼다.
태국에서는 최근 반정부시위가 고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주 태국시장에서 3억2500만 달러를 빼내갔다.
태국의 부진한 경제성장도 우려되고 있다. 다이와증권은 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7%에서 2.9%로 낮췄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내년 7월 전에 대선이 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또 인도네시아의 재정적자 문제도 투자회피의 요인이라고 FT는 전했다.
필리핀은 지난 달 태풍의 영향을 받아 올 4분기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농산물 생산은 감소해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질 것으로 FT는 내다봤다.
HSBC는 필리핀이 2014년 5.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종전의 6.8%에서 낮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