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지난 2012년 말 취임 이후 디플레이션을 잡겠다며 공격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과 성장전략을 골자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펼쳐왔다.
일본은행(BOJ)이 지난해 4월 2년간 132조엔(약 1314조원) 규모의 돈을 시중에 풀어 넣는 양적완화를 단행하는 등의 정책을 펼친 결과 아베노믹스는 소정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지난해 50% 넘게 폭등했다. 올 초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지난 4월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지난해 18% 하락했다. 올 들어서는 3.5% 올랐으나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이 가시화하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엔화 가치는 우리나라 원화에 대해서는 지난 2012년 6월 이후 약 51% 절하됐다. 가뜩이나 한국 원화 가치가 오르는 상황에서 엔화 약세가 장기화하면 한국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일본 조선업이 올 들어 4월과 6월에 한국을 제치고 글로벌 수주규모 2위를 기록하는 등 엔저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베는 지난 6월 말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의 골격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법인세 세율을 현재의 35% 수준에서 수년래 20%대로 낮추고 의료와 고용시장 등에서의 규제를 완화하며 로봇 등 첨단 기술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법인세 인하는 한국을 의식했다는 평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6월 중순 한 기사에서 일본 기업 리더들은 특히 이웃 국가인 한국의 세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삼성은 일본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고 자동차산업에서도 한국은 위협적인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법인세율이 2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밑돌고 있고 일본보다 10%포인트 이상 낮다고 FT는 지적했다.
아베 총리의 경제 자문역인 하다마 고이치 미국 예일대 명예교수는 “우리가 당장 세금을 상당히 낮추지 않는다면 ‘글로벌 세금전쟁’에서 살아날 수 없다”며 “법인세를 대폭 인하하면 해외투자를 유치하고 일본기업들을 국내에 붙잡아 두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다이와리서치인스티튜트는 “법인세를 1%포인트 인하하면 일본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3.5%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법인세율이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지면 국내총생산(GDP)이 최소 7조 엔 증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법인세 인하 효과로 대일본 투자가 늘면 그만큼 한국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