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이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알리바바는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 날 공모가 대비 36% 급등한 92.70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38.07% 오른 93.89달러로 마감했다. 전일 결정된 공모가는 68달러였다.
장 중 주가는 99.70달러까지 오르면서 100달러선을 넘보기도 했다. 시가총액은 2300억 달러를 돌파하며, 경쟁업체인 아마존은 물론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도 제쳤다.
아마존의 시총은 1530억 달러, 페이스북은 2020억 달러다.
알리바바가 뉴욕증시 상장과 함께 이른바 대박을 치면서 중국 최대 갑부인 마윈 회장의 재산은 265억 달러로 늘었다. 마 회장은 313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에 이어 아시아 2대 갑부 자리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알리바바의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알리바바는 중국 전자상거래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구매자는 2억7900만명, 판매자만 850만명에 이른다. 알리바바의 지난 2분기 매출 성장률은 46%, 영업이익률은 43%를 각각 기록했다.
유세프 스퀄리 캔터피츠제럴드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등급을 ‘매수’로 책정했다.
알리바바는 이날 주가 급등으로 스퀄리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12개월 목표주가 90달러를 단숨에 넘는 저력을 과시했다.
스퀄리 애널리스트는 “알리바바는 고속 성장하는 중국 온라인산업에서 최고의 길을 가고 있다”라면서 “온라인 상거래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알리바바가 차별화된 가격 모델과 강력한 브랜드, 엄청난 스케일에 힘입어 경쟁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스퀄리는 평가했다.
그는 알리바바의 주가가 그리 낮은 편은 아니지만 회사의 성장과 수익성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크게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등 불안 요소가 많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알리바바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들은 이사 선임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으며, 일부 경영진의 독단적인 경영을 막을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마 회장 등 소수의 주요 주주들이 경영을 독점하고 있으며, 알리바바그룹의 임직원으로 구성된 ‘알리바바 파트너십’이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마켓워치는 보도했다.
이들 ‘핵심 세력’은 지분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다른 주주들의 동의 없이 이사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물론 선임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샌디 링컨 BMO애셋매니지먼트 수석 투자전략가는 “주주로서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 회사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알리바바는 중국 회사지만 세금 회피를 위해 케이먼군도에 본사를 설립한 데다, 최대주주는 34%의 지분을 보유한 일본 소프트뱅크이다.
루시안 벱척 하버드대학 로스쿨 교수는 “지배구조 이슈는 현 주가의 경제적 가치에 나타나야 한다”라면서 “앞으로 창출될 가치가 주주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낮다면, 이는 현재 주가에도 반영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