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선 국민연금 본부장 특검 출석… "삼성 합병 찬성 지시 없었다"

입력 2016-12-2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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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이동근 기자 foto@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이동근 기자 foto@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 찬성 여론을 조성하면서 국민연금에 수천억 원대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는 홍완선(60)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26일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홍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9시 17분께 변호인을 대동하지 않고 홀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검은 홍 전 본부장에게 업무상 배임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통보했다. 홍 전 본부장은 합병에 찬성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특검에서 열심히 설명드리겠다"고 답했다. 문형표(60)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지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어 아니라는 의사를 표시했다. '청와대 직접 지시가 있었느냐', '국민연금이 손해를 봤다는 의견에 동의하느냐',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등의 질의에는 답하지 않았다.

특검은 홍 전 본부장을 상대로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게 된 경위 등을 캐물을 예정이다. 검찰에서도 국민연금 관계자들을 조사했지만, 피의자 입건은 하지 않았다. 특검은 국민연금이 손해를 입을 것을 감수하고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보고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에 대한 의사결정은 내부 투자심의위원회와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전문위원회를 거친다. 하지만 두 회사의 합병에 찬성하는 안을 논의할 때는 전문위 과정이 생략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 간의 유착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두 회사의 합병을 앞둔 시점에 실무자들의 교류가 활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합병 직전인 지난해 6월에는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의 국장·본부장급 인사들이 비공개 회의를 하기도 했다. 특검은 공식수사가 개시된 지난 2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보건복지부 사무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한 뒤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를 이어왔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7월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찬성률 69.53%로 합병계약서 승인 건을 가결했다. 이 표결에서 삼성 측은 특수관계인·계열사(13.92%)와 KCC(5.96%), 국민연금(11.21%),국내기관(11.05%) 대다수의 지지를 확보했다. 이 합병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실질적 지주사인 통합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 돼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게 됐다.

삼성은 합병 이후 최 씨 모녀의 독일 회사 '비덱'의 전신인 '코레스포츠'와 220억 원대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또 최 씨의 조카 장시호(37)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던 게 이 자금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박 대통령의 혐의가 직권남용에서 뇌물수수로 바뀌는 것은 물론 삼성 승계구도에도 흠집이 생겨 재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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