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탄 산업이 기후변화 우려 고조와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조달 둔화에도 살아나고 있다.
석탄은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전력 발전원 선두 지위를 지키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석탄 수출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EIA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오는 2040년까지 전력 생산 확대를 위해 석탄 사용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석탄 산업이 특히 신흥국 지역에서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관련 시장이 여전히 견실한 모습을 나타낼 것을 의미한다고 WSJ는 풀이했다.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석탄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 석유업체 BP의 최근 보고서는 석탄이 지난해 전 세계 전력 생산량의 약 38%를 차지해 1998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화력발전용 석탄 시장의 부활은 광산회사 실적과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
세계 메이저 광산업체 중 하나인 글렌코어는 동남아시아의 강한 수요를 예상, 지난 3월 호주 석탄광산 개발에 17억 달러(약 1조8920억 원)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다만 석탄 시장이 살아나면서 글로벌 탄소 배출은 3년간 거의 변동이 없다가 지난해 1.4% 늘어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경제성장과 아시아 에너지 수요 증가가 탄소 배출이 늘어난 주원인이라고 해석했다.
세계은행(WB)은 지난 2010년 지구 온난화와 관련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석탄 부문에 대한 파이낸싱을 중단했다. 독일 도이체방크도 지난해 신규 석탄 광산이나 석탄 화력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대출을 멈출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로이즈뱅킹그룹은 7월 도이체방크와 비슷한 방침을 표명했다.
여전히 석탄 화력발전은 재생에너지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 많은 국가에 매력적으로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 비용이 기존 화력발전 시설보다 대략 두 배 더 많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정부 관리들은 기후변화와 싸우기 위해 석탄 사용을 억제하고 싶지만 경제성장이 둔화할 수 있어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나이지리아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WSJ는 전했다. 나이지리아는 1억9000만 인구 중 약 54%가 전기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현재 나이지리아 전력은 대부분 수력발전 댐과 천연가스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반군 등이 파이프라인 등 기간 시설을 공격해 정전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재생에너지 발전소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지만 일각에서는 자국에 매장된 약 20억 톤의 석탄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