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질병관리본부의 다기관 협력에 기반을 둔 ‘제8차 국가손상종합통계집’에 따르면 한해 416만명이 추락, 폭행, 교통사고 또는 자해 등 질병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다치는 ‘손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동안 손상에 의한 사망이 2만8000명에 이르는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자해·자살이 원인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장 흔한 사고 원인은 추락·미끄러짐으로 132만7000명의 손상 환자가 발생했다. 이어 둔상·관통상(123만6000명), 교통사고(90만1000명)였다.
손상 사망자에서 사고 원인만 봤을 때는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이 5150명에 달했으나, 손상이 일어난 의도까지 확인한 결과를 보면 자해·자살이 손상 사망자의 46%인 1만3000명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자해·자살 예방에 대한 더 구체적인 예방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됐다.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건강과 복지의 정책융합을 통한 통합적 자살예방대책’토론회에서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은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국가 중 최고 수준으로 자살자 수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를 추월한지 오래”라며 “자살예방, 자살시도자에 대한 적극적인 국가적 대책이 수립되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여한 토론자들 모두 자살예방에 대한 정책 패러다임 변화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
박은철 연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국가가 구체적으로 자살예방 정책들을 마련해놨지만 자살시도자를 어떻게 찾아내고 관리할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나라는 높은 노인자살이 자살률을 견인하고 있는 상태여서 이들의 경제적 빈곤과 신체적 문제 해결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분야의 융합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송인한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자살행동의 감소와 함께 자살을 야기하는 고통 요인을 감소시켜 삶의 개선을 유도하는 정책들이 필요하다”며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많은 부분의 융합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