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프로젝트 제로’라는 새로운 모조품 백신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브랜드 측은 아마존에 별도의 보고 절차 없이 삭제 대상을 클릭하기만 하면 퇴출할 수 있다. 아마존은 15개사와 수개월에 걸쳐 이 프로그램을 시험해왔으며, 이번에 업체를 몇 개 더 추가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프로젝트 제로의 일환으로 브랜드들은 상품 단위별로 별도의 코드를 작성, 해당 코드를 기존 패키지에 인쇄하거나 각 상품에 부착할 수 있다. 상품이 아마존의 창고에 들어오면 코드를 읽어들여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자동으로 출품 사이트를 스캔해 의심이 가는 제품을 미리 차단해 삭제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WSJ는 이처럼 모니터링 책임과 권한의 일부를 브랜드 측에 넘기는 것은 업계에선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외부 업체의 도움을 받아 플랫폼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사용자에게 직접 콘텐츠를 삭제하게 하진 않는다. 아마존처럼 모조품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경우, 블랙 리스트를 만들어 공개하긴 했지만 삭제권을 브랜드에 주진 않았다. 그동안 아마존은 모조품으로 의심되는 상품이 있으면 브랜드 쪽에서 사내 담당 팀으로 보고, 조사를 한 뒤 삭제할지 여부를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브랜드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많은 브랜드들이 가격을 통제하기 위해 특정 상품을 아마존에 내놓지 않을 수 있도 있는 만큼 권력을 남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대해 아마존 측은 “프로젝트 제로는 브랜드가 아마존에서 판매하길 원치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제품을 제거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아마존은 “브랜드에 의한 프로그램의 이용 상황을 모니터링해 남용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브랜드들이 모조품을 삭제할 때마다 수수료를 부과한다. 사이트에 올라온 모조품을 삭제하는 건 무료이지만 상품별 코드는 수량에 따라 1코드 당 약 1~5센트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