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은 두달연속 늘었다. 다만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운용수익이 꾸준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강세폭이 워낙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미 달러화 강세에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줄었지만,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호 한은 외환회계팀장은 “달러 강세로 외화자산은 달러화 표시 환산 과정에서 감소폭이 컸다. 반면 외화운용 수입과 한국투자공사(KIC) 위탁 외평기금이 늘면서 외환보유액은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땐 외환보유액이 통상 감소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은 설명과 같이 기타통화가 달러화 환산시 줄어들 수 있는데다, 원·달러 환율 급등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 달러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7월 장중 한때 1186원을 돌파하는 등 상승압력을 받자 외환당국은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었다.
7월말 기준 주요 6개국 통화대상 달러화지수(DXY)인 달러인덱스는 98.52를 기록해 전월말대비 2.5% 상승했다(한국시간 기준 98.05, 1.9% 상승)(절상). 이는 2017년 4월 99.05 이후 2년3개월만에 최고치며, 2016년 11월 3.1% 급등 이후 2년8개월만에 최대 절상폭이다.
반면 같은기간 유로화는 1.9%, 파운드화는 4.0%, 엔화는 0.8%, 호주달러화는 1.9% 하락(절하)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도 1183.1원으로 전달말(1154.7원)보다 28.4원(2.5%) 급등한 바 있다. 이는 4월 33.1원(2.9%) 폭등 이래 가장 큰 오름폭이다.
부문별로 보면 국채나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에 투자하는 유가증권은 전월말보다 18억2000만달러 감소한 3720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도 7000만 달러 줄어든 33억9000만달러를 보였다.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은행에 보관해 둔 현금성 예치금은 17억5000만달러 늘어난 202억4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는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도 1억8000만달러 증가한 26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104.4톤)를 유지했다.
한편 6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4031억달러)는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1위는 3조1192억달러를 나타낸 중국이 차지했다. 이어 일본(1조3223억달러), 스위스(8312억달러), 러시아(5184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5128억달러) 순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관련 통계집계를 시작한 2015년 1월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에 밀려 5위로 주저앉았다.
3월에 한국을 추월해 8위로 올라섰던 인도는 4298억달러로 격차를 더 벌렸고, 브라질(3881억달러)은 우리보다 한 계단 아래인 10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