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비제조업‧수출‧내수전망지수 모두 전망치 큰 폭 하락
전자부품 업종 기대치 하락이 전체 전망 끌어내려
중견기업 4분기 경기 전망이 올해 처음으로 전 분기 대비 하락했다. 세계적 경기 불황이 중견기업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는 6일 ‘2022년 4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조사’를 통해 올해 4분기 경기전망지수가 지난 분기와 비교해 5.7p 하락해 94.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망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직전 분기보다 다음 분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이 더 많고, 100 미만이면 반대라는 의미다.
업종과 관계없이 다음 분기의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전 분기 대비 7.0p 하락해 93.0을, 비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4.7p 내려가 96.5를 기록했다. 수출과 내수 전망도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늘어났다.
제조업 분야 중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전자부품 업종 전망 지수는 16.9p가 하락해 91.7로 나타났다. 2020년 3분기부터 긍정적 전망을 유지했지만 9분기 만에 부정적 전망으로 바뀌었다.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화학 업종 지수는 수입 원가 상승에 따라 석유화학 중 에틸렌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부문에서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 매출이 줄어들면서 화장품 기업의 부정 전망도 크게 확대됐다.
식음료품 업종은 겨울철 비수기인 계절적 요인이 반영돼 아이스크림, 음료수 제조 기업을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6.4p 하락한 95.3을 기록했다.
비제조업 기업 중 출판‧통신‧정보서비스 업종이 지상파‧케이블 방송 기업을 중심으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분기 대비 10.9p 하락해 90.6을 나타냈다.
운수업은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지만, 항만 하역‧해상 운송 기업을 중심으로 비제조업 전체 전망 지수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견기업들은 4분기 수출과 내수 상황 모두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과 내수 전망지수가 동시에 하락한 건 3분기 만이다.
수출전망지수는 4.2p 하락한 96.2로 확인됐다. 전자부품 업종 지수가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전자부품 업종에서는 반도체 이외에도 TV‧스피커‧휴대폰 관련 부품 기업의 부정적인 전망이 컸다.
내수전망지수는 자동차‧식음료품‧운수 업종은 ‘긍정’ 평가가 이어졌지만 전체 지수는 전 분기 대비 4.9p 하락한 96.6을 기록했다.
중견련 관계자는 “엄중한 세계 경제 상황에 중견기업 경영 현장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중견기업이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내수 부진을 가장 큰 문제로 꼽은 만큼 주요 경영 문제 해소에 대한 기대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8월 29일부터 9월 14일까지 중견기업 620개 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