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친환경 외치지만 '그린워싱' 따져봐야…정부도 대응 강화

입력 2022-12-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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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환경부 공식 블로그)
(사진제공=환경부 공식 블로그)

바야흐로 친환경 시대다. 지구를 살리자며 전 세계가 친환경을 외치고 있다. 기업도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온실가스와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무늬만 친환경인 경우도 적지 않고 이를 악용하는 '그린워싱'도 넘쳐난다.

그린워싱은 '그린(green·녹색)'과 '화이트 워싱(white washing·세탁)'의 합성어로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 환경주의'를 말한다. 즉 기업이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하고 재활용 등의 일부 과정만을 부각해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기업이 친환경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소비자의 제품 구매 선택에 친환경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해서다. KB금융그룹이 KB국민카드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1.6%가 제품 구매 시 기업의 친환경 활동 여부를 고려한다고 답했을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린워싱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

예를 들면 제지업체의 경우 벌목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파괴는 공개하지 않고, 재생지 활용 등 특정 부문에만 초점을 맞춰 친환경경영을 강조한다.

에코백은 대표적인 그린워싱 사례로 꼽힌다.

에코백은 '친환경'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대기업부터 소상공인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이를 배포하고 비치한다. 판촉 증정도 많고 이벤트 선물도 많다. 각 가정에 여러 개의 에코백이 수납장에 쌓여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에코백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물과 자원의 양이 비닐봉지를 만들 때 보다 훨씬 많이 투입된다는 점이다.

2018년 덴마크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각종 포장 가방이 재사용돼야 하는 횟수는 비닐봉지가 37회, 종이봉투는 43회 수준이었지만 면으로 된 가방은 최소 7100회를 사용해야 생산 시 발생시킨 오염을 회복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정부는 그린워싱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 지침 개정을 준비 중으로 최근 한국소비자원에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최근 한국형 녹색채권 지침서를 개정,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녹색채권은 환경친화적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된 채권을 말하는데 개정안에는 녹색채권 발행 대상 사업이 '녹색분류체계'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는 '적합성 판단 절차'가 담겼다. 또 녹색채권 발행요건을 환경과 금융에 전문성을 지닌 외부 기관이 검토할 수 있도록 '외부 검토기관 등록제'도 도입됐다. 이와 함께 녹색채권 발행 후 외부 검토를 의무화하고 주기적으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사후 그린워싱 방지 방안'도 포함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으로 국내 녹색채권의 신뢰성을 높이고, 그린워싱을 방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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