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알려주지 않는 신형 그랜저 뒷자리의 비밀

입력 2023-04-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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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진보한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
브랜드 방향성을 상징…판매도 가장 많아
7세대 모델에서 처음으로 AWD 모델 출시
2WD와 AWD에 맞게 각각 언더패널 개발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실상 내수 전용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굴림 방식에 따라 각각의 언더패널(차 바닥)을 따로 개발했다. 대중차 브랜드로서 이례적이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실상 내수 전용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굴림 방식에 따라 각각의 언더패널(차 바닥)을 따로 개발했다. 대중차 브랜드로서 이례적이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에게 준대형 세단 ‘그랜저’의 의미는 각별하다.

기아의 브랜드 성향은 경쾌하게 내달리는 ‘스포티(Sporty)’에 가깝다. 반면 현대차는 보다 편안하고 안락한, 고급차에 가까운 이른바 ‘니어 럭셔리(Near Luxury)’를 추구한다.

현대차에서 출범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이런 방향성을 대변한다. 기아가 한때 스포츠카 브랜드 출범을 검토했던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렇게 고급차를 지향해온 현대차에게 그랜저는 효자 모델이다. 브랜드 방향성을 담고 있는 상징적 모델임과 동시에 가장 잘 팔리는 ‘캐시카우’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역사상 가장 진보한 그랜저이기도 하다.

여기에 운전자를 위한 ‘오너 드리븐’은 물론 그 옛날 1~2세대 그랜저가 그랬던 것처럼 ‘소퍼 드리븐(뒷자리 오너용)’의 역할도 충직하게 해낸다.

다만 여기에서 현대차가 직접 힘주어 말하지 않은 속내도 존재한다. 같은 그랜저지만 굴림 방식에 따라 뒷자리 공간이 다르다는 점이다.

그랜저는 앞바퀴만 구동하는 2WD(Wheel Drive)와 네바퀴 모두를 굴릴 수 있는 AWD(All wheel drive)가 존재한다. 이런 굴림 방식에 따라 뒷자리 공간에서 차이가 난다.

내연기관 AWD의 경우 차 바닥을 가로지르는 ‘드라이브 샤프트’가 필요하다. 앞쪽에 얹은 엔진의 회전력을 뒷바퀴로 전달하는, 철봉 모양의 회전축이다.

이 드라이브 샤프트 탓에 AWD 승용차는 2열 바닥이 ‘불룩’ 솟아 있다. 이른바 ‘센터 터널’이다. 이 안으로 구동과 배기 관련 부품이 지나가는 셈이다.

반면 2WD의 경우 이런 모양의 구동축 자체가 없다. 덕분에 신형 그랜저 2WD 모델의 경우 뒷좌석 바닥이 '평평함'에 가깝다.

즉 AWD를 고르면 2열 레그룸이 비좁고, 2WD를 선택하면 넉넉한 뒷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대차와 경쟁하는 대중차 브랜드가 굴림방식(2WD와 AWD)에 따라 2가지의 언더패널, 즉 차바닥을 만들었다는 점은 꽤 이례적이다.

먼저 차 바닥을 2종류로 만드는 건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철판을 강한 힘으로 눌러 원하는 형상을 만드는 ‘프레스 기계’가 하나 더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생산량에 따라 여러 대의 프레스가 필요할 때도 있다.

프레스 설비가 더 필요하다는 것은 그만큼 생산원가의 상승을 의미한다.

같은 모양의 부품을 대량으로 주문하면 단가는 내려간다. 그러나 모양이 서로 다른 2가지 부품을 발주하면, 그것도 수량을 상대적으로 적게 주문하면 부품 가격은 상승한다.

이런 상황에 현대차는 생산원가가 더 많이 드는 후자를 택했다. 각각의 굴림 방식에 맞는 언더패널을 따로따로 생산한 셈이다.

▲7세대 신형 그랜저 2WD 모델(사진 위)과 AWD 모델(사진 아래)의 2열 센터 터널의 모습. 대중차 브랜드에서 내수 전용모델을 위해 언더 패널을 2종류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김준형/이민재 기자)
▲7세대 신형 그랜저 2WD 모델(사진 위)과 AWD 모델(사진 아래)의 2열 센터 터널의 모습. 대중차 브랜드에서 내수 전용모델을 위해 언더 패널을 2종류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김준형/이민재 기자)

언뜻 “당연한 것 아니냐”라고 말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제조사 가운데 구동 방식에 맞춰 ‘언더패널’ 즉 차바닥을 각각 생산하는 차 회사는 없다.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가 시도했을 뿐, 현대차처럼 대중차 회사라면 항상 한 가지 언더패널을 쓴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다.

예컨대 독일 아우디 역시 2WD나 콰트로(AWD) 모두 하나의 언더패널을 썼다. 그 탓에 2WD 모델을 구입해도 뒷좌석에 봉긋하게 솟아오른 센터 터널을 감수해야 했다.

신형 그랜저는 그만큼 현대차 연구원들이 밤잠을 줄여가며 힘들게 개발한 차다. 생산 원가가 상승해도 "제대로 만들자"는 의지가 스며든 셈이다.

다만 안타깝게도 현대차는 이를 힘주어 강조하지 않는다. 추가 비용을 감수하며 2가지 종류의 언더패널을 개발했음에도 이에 대해 침묵한다.

이유는 하나. 2WD의 넉넉한 뒷자리 공간을 강조하다 보면, 자연스레 ‘AWD 방식의 그랜저는 상대적으로 뒷자리가 비좁다’라는 명제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자칫 자승자박(自繩自縛)일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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