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구조가 이처럼 낱낱이 공개되는 제품이 있을까.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휘발유값이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휘발유 가격 구조가 낱낱이 해부되고 있다. 그만큼 서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휘발유값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과연 누가 어디서 얼마만큼의 가격을 매기고 이윤을 챙기느냐가 주된 관심사다. 특히 기름값 논란이 이어질 수록 정유사와 주유소는 가격에 대한 오해에 대해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국내 기름값은 정부에서 걷어가는 유류세가 보통 50%를 차지한다. 그리고 정유사의 세전공급가가 45%, 나머지 5%는 주유소의 유통비용과 마진으로 구성된다. 유류세중에 교통세(리터당 529원), 교육세(리터당 79.4원), 주행세(리터당 137.5원)는 정액세로 부과된다.
부가세는 최종 정유사 공급가격의 10%로 매겨진다. 정유사의 세전공급가에는 원유수입가격과 원유수입가격의 약 3%에 해당하는 관세, 석유수입부과금 16원이 있다. 여기에 정유사가 주유사에 기름을 전달해 주는 국내 유통비용이 50~150원 정도 들어 간다.
정유사는 가격 구조가운데 부과세 부분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국제 휘발유 가격이 뛸 수록 국내 공급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지만 부과세 부분까지 억울하게 덮어쓰고 있다는 것.
부과세는 정유사 공급가격의 10%가 부과되기 때문에 수입한 원유 가격이 오를 수록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결국 휘발유값이 오를 수록 정부만 배부른 상황이지만 소비자는 부가세 부분까지 정유사의 이익이라는 오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유소 측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 기름값의 5%에는 주유소 운영비와 인건비 그리고 마진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소비자가 카드로 결제할 때 정유사가 카드회사에 지불해야하는 카드수수료 1.5%를 포함하면 마진은 1%도 채 안된다. 현금결제를 한다해도 마진은 2.5% 정도에 불과하다.
또 정유사의 국내 유통 비용에 대한 오해를 받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정유사가 발표하는 공급가격은 보통 출고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국내 유통 비용(50~150원)은 제외된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단순 비교를 통해 주유소가 폭리를 취한다고 오해 할 수 있다. 치솟는 기름값으로 서민, 기업, 정유사, 주유소 모두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처럼 가격 구조가 낱낱이 파헤쳐지는 제품이 어디있었냐”며 “정부도 유류세 인하 등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