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맞은 ‘큰손’ 중국인, 서울을 점령하다

입력 2011-10-05 10:25 수정 2011-10-1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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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백화점 명품 싹쓸이 한국 브랜드도 신바람 쇼핑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을 맞아 중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로 몰리면서 관련업계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큰 손이라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명품이나 화장품 등을 선호하며 씀씀이가 크기 때문에 유통업계가 이들의 발걸음에 주목하고 있다. 4일 오후 중국인 관광객들이 청담동 명품거리에서 쇼핑을 즐긴 후 셔틀버스에 오르고 있다. 이 차량은 중국 은련카드에서 운영되며 청담-압구정-신사동-현대백화점-코엑스를 2대가 교대로 운행한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일~7일)이 시작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서울 시내를 휘젖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은 씀씀이도 커 한국 방문 기간 1인당 260만원 이상을 소비하는 큰손이다. 개천절 연휴가 끝난 4일 서울 주요 쇼핑거리도 역시 중국인 관광객이 점령하고 있었다.

4일 오전 10시 30분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 면세점. 이른 시각이지만 명품관 내부는 중국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면세점에 들어서자 ‘환잉꽝린(어서오세요)’이라고 적힌 붉은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입구를 정면으로 보고 있는 매장 직원은 능숙한 중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면세점을 채우고 있는 고객들의 대부분은 일본인과 중국인들이었다. 특히 중국인들이 많았다.

딸과 함께 한국을 찾은 마리원(42·절강성·주부)씨는 구찌 매장을 나선 직후 곧바로 샤넬 매장으로 들어갔다. 그는 “국경절을 맞아 가족들이 한국을 찾았다. 인삼을 샀고 화장품과 명품이 중국보다 싸서 둘러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리원씨는 “명동이 생각보다 비싸고 백화점과 면세점은 중국보다 저렴하게 명품을 구입할 수 있어 주로 이곳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리원씨가 한국을 찾은 뒤 쓴 돈은 대략 3만 위안으로 한화로 500만원을 훌쩍 넘겼다.

중국인들로 붐비는 곳은 루이뷔통과 구찌, 샤넬, 코치 등 해외 명품 매장들뿐만 아니라 설화수 등 한국 브랜드 매장도 마찬가지였다. 소공동 롯데백화점 매장 직원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10월 들어 부쩍 늘었다. 특히 금, 토, 일요일에는 더 많고 평일에도 10명 중 1명은 중국인 고객이다”며 “이들은 보통 구경을 많이 하지만 구입하겠다고 결심하면 통째로 쓸어담는 중국인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한국 브랜드 중에는 설화수와 MCM이 명품 대접을 받는다”고 귀뜸했다.

신세계 백화점 본관을 찾은 성핑(27·상하이·법무관)씨 역시 국경절을 맞아 남자친구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그녀는 이미 한국 대학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고 남자친구인 장청(27·상하이·엔지니어)씨는 이번이 3번째 한국 방문이다.

어제는 청와대를 찾았고 오늘은 여자친구와 함께 쇼핑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보다 한국 면세점과 백화점이 더 저렴하다. 돈이 된다면 명품을 다 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찌나 마크 제이콥스, DKNY를 즐겨찾는데 중국 내 한국 브랜드인 ON&ON도 좋아한다.

중국에서는 한국보다 2배 정도 더 비싸다”면서 한국 브랜드를 주로 구입한다고 말했다. 성핑씨는 인터뷰를 하면서도 매장을 꼼꼼히 둘러보며 “가격이 비싼 것은 중요하지 않다. 마음에 들면 산다”면서 지금까지 약 1만위안 정도 썼다고 했다.

같은 날 오전 명동 백화점과 면세점을 장악했던 중국 관광객들은 눈길을 강남으로 돌려 신사동 가로수길과 명품플래그숍이 많이 위치한 청담동에서도 물건을 쓸어담았다. 가로수길과 청담동 일대에는 은련카드로 물건을 사면 할인해준다는 프랭카드도 걸려 있었다. 5~10명씩 무리지어 다니는 명동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주로 2~3명이 함께 가게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가로수길에 위치한 한 디자이너 편집숍 매니저 A씨는 “일본 관광객들은 조그만 액서사리를 주로 사며 비용을 많이 쓰지 않는 반면 중국인들은 떼로 몰려와 한번에 20~40만원씩 사갖고 간다”고 귀뜸했다. 이 편집매장은 주로 의류와 신발, 문구 등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을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데, 가격이 가장 비싼 핸드백의 경우도 20만원을 넘지 않는다.

A씨는 “가로수길은 명품 브랜드가 없지만 중국인들은 ‘메이드인 코리아’라고 적혀 있으면 아주 좋아한다”며 “일본인이 좀 더 많지만 입소문이 났는지 중국관광객들도 꾸준히 오고 있다”고 말했다.

청담동 명품 매장도 지난 주말 중국인들이 많이 찾았다. 한 매장 관계자는 “명동 주변 면세점과 백화점이 번잡해 이곳을 찾는 중국손님들이 있다”며 “한번 사면 많이 사갖고 가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국경절 기간 동안 최대 7만명이 넘는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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