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일한 1000만 관객 영화 ‘7번방의 선물’의 류승룡을 시작으로 ‘설국열차’·‘관상’·‘변호인’의 송강호, ‘감시자들’·‘소원’의 설경구, ‘신세계’의 황정민·이정재, ‘숨바꼭질’의 손현주 등 40대 남자배우의 영화는 40대 관객의 호흥에 힘입어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전문 사이트 맥스무비 영화연구소가 발표한 2013년 영화예매관객 분포 자료에 따르면 영화관객 중 10대 3.5%, 20대 24.2%, 30대 40.5%, 40대 24.9%, 50대 이상이 6.9%를 차지했다. 김형호 맥스무비영화연구소장은 “40대 관객 증가는 영화관객 2억명 돌파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큰 키워드다. 40대는 가족단위 관객으로 티켓 구매량이 20대보다 1∼2매 더 많다”고 분석했다.
방송계에서는 MBC ‘일밤-아빠! 어디가?’,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40대 남성의 고충과 진한 부성애를 담은 프로그램들이 높은 시청률을 견인하며 예능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도 40대 방송 프로그램 소비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밤-진짜 사나이’ 등 군대의 추억을 담은 프로그램 역시 40대 남성 시청자의 공감을 형성하며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대중음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헬로’를 외쳤던 조용필의 돌풍 뒤에도 40대 팬들의 ‘큰손’이 있었다. 10년 만에 나온 조용필의 음반은 40∼50대 소비자의 발걸음을 음반 매장과 콘서트장으로 불러들였다. 음반유통사 유니버설뮤직코리아에 따르면 조용필의 19집 ‘헬로’는 발매 당일 첫 주문 물량 2만장이 모두 팔린 데 이어 공급 즉시 소비자에게 팔리는 ‘셀 스루’(sell-through) 현상이 지속되면서 20만장의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음반 관계자들은 조용필의 19집 음반은 40~50대가 가장 많이 찾았다고 설명한다. 이문세, 이승철, 신승훈 등의 콘서트를 찾은 40대도 근래 들어 꾸준히 늘고 있다. 티켓 평균 가격이 10만원을 호가하는 뮤지컬 ‘디셈버’, ‘위키드’, ‘엘리자벳’, ‘레미제라블’과 같은 대형 뮤지컬 공연장을 찾는 40대 이상의 관객 비율도 최근 증가했다.
인터파크의 2013년 공연 결산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 예매자 143만명을 대상으로 연령을 분석한 결과 20대가 39.5%로 가장 많았고, 30대 35.3%, 40~50대 관객 역시 19.3%에 달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최근 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14’를 통해 “이전 중년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과 결별을 선언한 신세대 중년 남성들이 문화의 중심에 있다. 새로운 40대는 소년 같은 감성을 지닌 ‘어른아이’들이다. 이들은 기존에 사회적으로 강제됐던 남성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미용·여가·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소비의 주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40대의 새로운 문화소비 주역으로의 부상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