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사상최대 구조조정… 짜낼 건 다 짜낸다

입력 2015-09-02 09:02 수정 2015-09-0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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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 조직개편, 자산매각 총동원, 사상 최악 위기

한국 제조업을 견인한 조선산업이 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인력감축부터 조직개편, 자산매각까지 꺼낼 수 있는 카드를 총동원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고빗사위를 지난 외환위기,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협력업체까지 1만명 일자리 잃어 =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이들 회사의 협력업체까지 합하면 조선업계에서 올해 1만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직원 수는 작년 말 2만8291명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2만6826명으로 1465명(5.2%) 줄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이제 막 인력 구조조정을 시작해 작년과 견줘 아직까지 인력 변동은 크지 않다. 그러나 두 회사를 합쳐서 적어도 1500명 가량이 올해 회사를 떠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협력업체로 가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선박의 건조는 대규모 인력이 필요하다는 특성상 하청업체와 긴밀히 협력한다. 이를 통해 조선사는 생산직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한다. 그러나 업계에 사상 최악의 위기가 덮치면서 하청업체부터 잘려나가고 있다. 작년과 올해 현대중공업의 협력업체 48곳이 폐업했으며 3000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직에서 물러난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회사에 붙어있는 것만 해도 다행인 상황”이라며 “이번 위기로 조선업계 노사의 갈등도 극에 달했다”고 말했다.

◇오너가까지 물러날 정도의 비상경영 = 현대중공업그룹 소속 현대기업금융의 정몽일 전 회장이 퇴진한 것도 조선업계에서는 중요한 이정표로 보고 있다. 정 전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8남으로 2000년부터 현대기업금융을 맡아왔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금융 계열사의 재편을 단행하면서 정 전 회장은 더 이상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정 전 회장은 현대가 2세 중 2003년 작고한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역시 잇따라 고위직을 물갈이하고 있다.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올해 초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 고문을 맡아왔다. 고 전 사장은 회사의 대규모 부실에 책임이 있는 만큼 지난달 고문직에서 물러났다. 이번을 계기로 대우조선해양이 고문직을 없앨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연말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에서 박대영 사장이 교체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그룹이 성과 위주의 인사를 단행한 것을 고려하면 분위기 쇄신을 위해 고위직의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빅3 구조조정, 실효성은 의문 = 조선업계가 뼈를 깎는 쇄신에 나서고 있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의 눈길이 보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청계천 사옥과 골프장과 연수원을 운영하는 계열사 에프엘씨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최대 3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거제 조선업계 관계자는 “내년 총선과 지역 정치인을 고려하면 대우조선해양이 자산 매각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개선되지 않는 업황도 조선업계 구조조정에 발목을 잡고 있다. 조선 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7월 전세계 누적 상선발주량은 1억66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나 감소한 수치다.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된서리를 맞은 조선업계가 최근 상선 수주에 주력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발주량 급감은 치명적이다. 더욱이 유가 하락으로 해양플랜트의 발주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선 빅3의 해양플랜트 수주는 향후 1~2년 잘해야 150억 달러 수준”이라며 “이들의 올해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최소 27%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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