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아세안] 月 200만원에 ‘럭셔리 라이프’… 인생 2막 “동남아에 살어리랏다”

입력 2017-06-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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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은퇴 이민지 각광… 현지 정부도 적극 유치

기후·물가·의료 만족… 한국 노후자금이면 가사도우미도 두고 생활

“베트남 성장 잠재력 높다” 3040 젊은 세대까지 기회 찾아 ‘이민 러시’

은퇴 후 고향이 아닌 외국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사회보장국에 따르면 지난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해외에서 은퇴 후 삶을 시작한 미국인은 17% 증가했다. 은퇴자들이 택하는 지역도 지중해 지역을 점점 벗어나는 추세다. 과거에는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등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의 유럽 국가가 선호됐다면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가 선진국 은퇴자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퇴직연금 사정이 과거보다 팍팍해지면서 저비용으로 럭셔리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동남아 국가로 눈을 돌리는 은퇴자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선진국 은퇴자 사이에서 동남아 선호도 높아져=최근 동남아 국가들이 은퇴와 관련한 각종 순위에 속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미국 유명 잡지 인터내셔널리빙이 최근 집계한 ‘2017년 은퇴 후 가장 살기 좋은 국가 순위’에서 6위를 차지했다. 인터내셔널리빙이 은퇴 후 삶과는 별개로 집계한 ‘저비용으로 럭셔리 라이프가 가능한 국가 5개국’ 순위에서 페루와 콜롬비아에 이어 베트남이 5위를 기록해 연금이 넉넉하지 못한 은퇴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범위를 아시아로 좁혀보면 동남아 국가 선호도는 훨씬 높아진다. 투자 전문매체 인베스토피디아는 지난해 12월 ‘아시아에서 은퇴 후 가장 살기 좋은 4개국’으로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모두 동남아 국가를 선택했다. 인베스토피디아는 이들 국가 모두 적은 비용으로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데 높은 점수를 줬다.

◇중국서 제3의 말레이 이주 물결=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말레이시아는 안락한 삶을 꿈꾸는 은퇴자는 물론 이민을 고민하는 젊은 30~40대 사이에서도 늘 인기 국가로 손꼽힌다. 전 세계 기준으로 은퇴자가 가장 살기 좋은 국가를 선정할 때도 상위 10위권에서 결코 밀리지 않을 정도다. 특히 최근에는 이민을 고민하는 중국 본토 사람들도 ‘청정국’ 호주 대신 말레이시아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인의 말레이시아 유입을 ‘제3의 이주 물결’이라고 표현했다. 중국과의 외교 관계가 절정이었던 15세기, 그리고 영국 식민지 시절 노동인구가 유입됐던 19세기에 이어 중국인 대규모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미세먼지에 신음하는 중국 본토보다 공기도 깨끗하고, 기후도 극단적으로 춥거나 덥지 않고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본토와의 거리가 호주나 뉴질랜드보다 멀지 않다는 심리적 요소도 작용한다. 저렴한 물가도 매력이다.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상하이 아파트 1채 값으로 고급 저택을 사고도 돈이 남는다. 인터내셔널리빙도 비슷한 이유로 은퇴 후 살기 좋은 국가로 말레이시아를 6위에 올렸다. 인터내셔널리빙은 부동산과 은퇴자에게 부여되는 혜택, 여가생활, 기후, 의료, 생활양식, 인프라, 외국인과의 조화도 등 10가지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는데 생활비용이 적게 들고 의료서비스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 그리고 아름다운 해변 등을 말레이시아의 매력 요소로 꼽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해외에서 시작하려는 은퇴자들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이민제도가 없는 말레이 정부는 외국인이 정식 노동허가 없이도 일정한 재정능력만 증명되면 장기 체류를 허가하고 있다.

◇왜 동남아인가=서구 선진국 은퇴자나 중국인들이 제2의 인생 시작지점으로 동남아를 택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겨울에도 극단적 추위가 없는 따뜻한 날씨가 한 몫 한다. 청정자연과 해변도 매력적이다. 특히 동남아 특성상 과거 서구 침입을 받은 영향으로 서구 문화가 현지 문화와 섞여 있다는 점도 현지 적응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한 예로 허핑턴포스트는 말레이시아가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의 서구 열강들이 한 차례 점령했던 영향으로 여러 문화가 융합된 것이 말레이시아만의 독특한 문화로 자리 잡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동남아 국가에서 현지 언어 외에도 영어 사용이 가능한 커뮤니티가 많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그러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돈이다. 동남아 국가의 물가가 대부분 저렴해 적은 비용으로도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다.

국내 대기업의 말레이시아 주재원으로 8년 가까이 근무하고 있는 A씨(45)는 퇴직 후에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 말레이시아에 정착해 노후를 보낼 지 고민 중이다. 주재원으로 한국을 떠나올 때까지만 해도 퇴직 후 한국 고향에서 노후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동안 마련한 노후 자금으로는 한국에서 넉넉하게 노후를 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 그는 한국에서 4인 가족이 빠듯하게 생활할 외벌이 월급으로 말레이시아에서는 가사도우미까지 두며 편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말레이시아 유명 휴양지 페낭의 중심지 조지타운에서 고급 주택단지의 900평방피트(약 25평) 아파트의 월세는 약 480달러(약 54만원) 선이었다. 가사도우미 고용비는 시간당 4달러 미만이다. 태국의 경우 필리핀(800~1200달러선)보다 생활비가 많이 드는 편이지만 한 달 2000달러 선이면 가사도우미를 고용하며 안락하게 생활할 수 있다. 선진국에 비해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것도 동남아의 장점이다. 미용사인 B씨(42)는 이달 초 베트남으로 이민을 결심했다. 당장은 정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에 도전하기로 했다고. 그는 “한류 덕에 한국 미용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많아 비교적 빨리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한국에서 노후를 준비하는 것보다 베트남에서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훗날 더 좋은 투자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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