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대한 우려와 규제 완화 기대감이 뒤섞이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55.39포인트(0.13% ) 내린 4만3389.60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23.00포인트(0.39% ) 상승한 5893.62에,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1.68포인트(0.60% ) 오른 1만8791.81에 각각 거래를 끝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장의 예상보다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최근 미국 경제 성과가 놀라울 정도로 좋다”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장기 목표인 2%에 도달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이르지 못했다”고 짚었다.
지난주 발표된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의 견조함을 보여주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하다는 견해가 다시 한번 퍼졌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 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12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이날 마감 무렵 41% 안팎으로 반영됐다. 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59%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일부 기술주에 매수세를 유도하고 있다. 차기 정부가 자율주행차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테슬라 주가가 5.6% 급등했다. 테슬라의 주가 상승은 다른 기술주에도 훈풍으로 작용했다.
국제유가가 우크라이나 전쟁 격화 우려에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2.14달러(3.19%) 상승한 배럴당 69.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2.26달러(3.18%) 오른 배럴당 73.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이달 8일 이후 최고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투가 격화돼 러시아의 원유 생산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유가를 끌어올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유럽산 장거리 무기를 이용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했다. 러시아 석유 시설 등에 영향을 미칠 경우 러시아 원유 공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실적을 앞두고 관망세가 유입됐다.
범유럽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8포인트(0.06%) 밀린 502.84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지수는 21.62포인트(0.11%) 내린 1만9189.19에,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45.71포인트(0.57%) 상승한 8109.32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8.60포인트(0.12%) 오른 7278.2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4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던 스톡스600지수는 이날도 소폭 밀렸다. 기업의 실적 부진에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이 유럽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시장은 이번 주 발표되는 주요 지표들에 주목하고 있다. 19일에는 10월 유로존 CPI가 발표되고 22일에 발표되는 11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온다. 20일 공개되는 영국의 10월 CPI도 관심거리다. 지난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기준 0.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난 만큼 물가지표는 어느 정도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금값은 18일(현지시간) 7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7% 뛴 온스당 2614.6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가격은 1.8% 상승한 온스당 2608.19달러로 집계됐다.
국제 금 선물가격은 지난주 달러가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여파로 2개월 내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투자 수요를 위축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날 달러 강세가 잦아들면서 금 투자수요를 부추겼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46% 떨어진 106.20을 나타냈다.
RJO퓨처스의 대니얼 파빌로니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날 금값 상승세에 대해 “(상승세) 일부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깊숙이 공격할 수 있도록 미국이 미국·유럽산 장거리 무기 사용을 허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라면서 “안전자산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든 하지 않든, 금값은 기술적으로 온스당 2700달러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시장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로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19일 오전 8시 현재 24시간 전보다 1.95% 상승한 9만1315.7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2.73% 뛴 3154.7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바이낸스코인은 1.12% 오른 619.25달러에, 리플은 5.43% 급등한 1.13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45% 떨어진 106.21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0.54% 상승한 1.0598달러, 파운드·달러 환율은 0.47% 오른 1.267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0.17% 오른 154.66엔으로 집계됐다.
지난주 달러인덱스는 107.07을 터치하며 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건 고율 관세 정책 등이 잠재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달러 강세로 이어진 영향이었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차익실현 매도세가 유입돼 이날 달러 강세가 진정세를 보였다.
다만 달러는 엔화 대비로는 강세를 보였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이날 추가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면서도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모호하게 발언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엔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