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구 고령화 가속에 따라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기업들이 관련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포드는 최근 운전석에 심장발작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장착해 문제가 생기면 차가 안전하게 정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혀 ‘실버 경제’ 대열에 합류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1965년 사이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층에 진입하면서 이들을 공략하는 것이 글로벌 기업의 화두로 되고 있다. 베이비부머는 이전 세대보다 오래 살고 더욱 활동적이며 구매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오는 2020년에 노년층 시장인 이른바 ‘실버 경제’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15조 달러(약 1경598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60세 이상 연령대의 소비지출은 30세 미만보다 증가세가 50% 더 컸다.
2050년에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5세 이하 유아 인구를 웃돌 전망이어서 이들을 공략하는 데 성공하느냐가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버 경제’에 가장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분야는 제약·생명공학이다. 이 분야에 속한 기업들의 노년층 대상 R&D 지출은 올해 20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미국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약 86%가 심장병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절반 이상의 노인은 2~3개 이상의 병을 앓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FT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 노인의 약 60%는 자신의 수요에 맞는 기술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제는 포드 등 많은 기업이 이런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핌 반 데어 작트 포드 유럽연구센터 전무이사는 “우리는 (인구 고령화라는) 메가 트렌드를 목격하고 있다”며 “미래에는 100세 노인이 운전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65세 이상 노인의 약 30%는 심장에 어떤 형태로든 문제가 있다”며 “이들이 여전히 운전하고 있다면 우리의 기술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노령화가 진행된 일본에서 토요타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교차로와 각종 신호등에서 경고를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