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대중의 공감을 얻기 위해 다양한 체험형 마케팅을 실시한다.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것에서 벗어나 함께 보고 체험하면서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다.
특히 고객을 사업장에 초대하는 것은 보편화된 체험 마케팅 중 하나다. 생산시설로 고객을 초대해 제품이 소비자를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줘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이 가운데 자동차업계에서는 활동화된 자동차 동호회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10월 ‘코란도C’ 동호회 회원 40가족 120여명을 평택공장에 초청해 공장 견학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코란도 C가 제작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지켜봤다. 당시 행사에 참가한 김상권(36)씨는 “숙련된 생산직원들의 작업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나니 내 차는 물론 쌍용차에 대한 애정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수입차도 자동차 동호회를 위한 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차량을 소유한 고객이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게 해 주기 위해서다. BMW그룹코리아의 미니는 지난 10월 말 인천 영종도에서 ‘드라이빙 스쿨 앤 챌린지’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체계적 드라이빙 교육을 받기 위해 미니 동호회가 자체 기획한 행사였다. 기업과 고객의 소통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총 40대의 미니 차량과 50명의 미니 고객이 참가, 전문 드라이버에게 다양한 주행교육을 받았다.
미니 동호회 ‘미코’의 박재형 대장은 “미니의 주행 성능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행사를 기획했다”며 “건전한 자동차 문화 정착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험형 마케팅에 기업사회공헌(CSR)을 결합한 모델도 최근 기업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달 서울 용산구 금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엔지(Enzy)와 함께하는 교통안전체험교육’을 실시했다. 엔지는 기아차가 유스(Youth) 마케팅을 위해 지난해 선보인 회사의 대표 캐릭터다. 현대모비스는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 차량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우산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예술품 경매 행사 ‘크리스티(Christie) 홍콩’에 삼성 커브드 UHD TV 특별판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경매 수익금 전액을 시각장애 어린이를 돕는 비영리 단체 홍콩 오르비스 재단에 기부했다. 이 같은 마케팅을 통해 기업의 사회공헌 의무를 다하는 것은 물론 미래 고객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기업시민의식’의 강화도 공감형 마케팅이 활성화되는 이유다. 기업시민의식은 기업도 개인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일정한 권리와 책임을 갖는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최근 연구 보고서에서 “한국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배경에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공공 역할을 강조하는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 소장은 “이제 CSR는 기업이 상품을 차별화하는 중요한 전략이며 수요자의 수요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특성”이라며 “기업도 CSR를 이윤 추구를 위한 경제행위로 생각해야지, 무관하다고 생각할 경우 해당 기업은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사회 이익에도 반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