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금융감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서혜석 의원은 “삼성카드가 신용보호서비스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형태”라고 지적하면서 이 서비스의 '정체'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용보호서비스란 카드사가 수수료를 받고 대출고객의 사망•질병•실업 등의 사고가 발생할 때 대출채무를 면제해주거나 유예해주는 것으로 보험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다.
서 의원이 지적한 바대로 현재 이 서비스는 삼성카드만이 유일하게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신한카드도 이 서비스를 시행하다가 중단한 바 있으며, 현대카드는 자체 서비스가 아닌 보험상품으로 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월 국내 최초로 고객이 사고를 당했을 경우 결제대금을 면제하거나 최장 12개월까지 유예해 주는 ‘S 크레디트 케어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에 가입한 후 사망이나 5대 질병 등 치명적 질병이나 상해가 발생하거나 장기 입원 등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하면 채무를 면제해 준다. 단기입원 사유가 자연재해, 비자발적 실업을 당한 경우에는 채무가 유예된다.
이 서비스 이용료는 매월 월 결제금액의 5~7% 정도로 매월 결제금액에 따라 달라진다. 해당 월에 결제금액이 없으면 이용료도 없다.
가족형으로 가입하면 배우자나 직계비속이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도 본인의 채무에 대해 면제 조치가 가능하다.
서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신용보호서비스는 가입 회원이 43만명에 달하며 수수료 수입만 월 19억5000만원이지만 손해율은 8%에 불과하다.
현대카드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인 ‘크레딧 세이프 보험’을 지난해 6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삼성카드의 S 크레디트 케어와는 달리 현대해상과 제휴해 판매되는 보험 상품이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질병이나 사고에 의한 사망이나 중대 질병 발생 시 최고 5000만원까지 대신 변제해 준다.
보험료는 해당월 결제일 청구금액의 0.486%로 카드사용금액에 따라 보험료가 연동된다.
신한카드도 지난해 말 SH&C생명보험과 제휴해 ‘베스트 신용보장서비스’를 선보였다.
월 카드 이용금액(현금서비스 포함)의 0.1%만 부담하면 사망이나 1급 장해를 당한 경우나 암,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등 주요 3대 질병에 걸린 경우 사고 시점의 카드 채무 잔액 100%를 변제해주며, 2급 장해일 경우 70%, 3급장 해 50%, 4급 장해 30%를 변제해 줬다.
또 추가로 2800원을 부담해 베스트 플러스 신용보장서비스에 가입하면 비자발적 실업(고용보험상 실업급여 대상)시 3개월간 매월 20만원씩 카드 결제 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신한카드는 이 서비스를 시행한지 얼마 안돼서 중단했다. 이는 서 의원이 지적한데로 금융감독위원회가 신용보호서비스를 신종 금융서비스로 인정하면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종의 보험성 상품이라는 보험업계의 반발이 나오면서 금감원에서 이 서비스의 보완을 요청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위는 이 서비스에 대한 규정이 없어 시행 여부를 놓고 현재는 가타부타할 수는 없다며 조만간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금감위 비은행감독과 관계자는 “신용보호서비스에 대하 현재 관련 부서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보험권에서는 카드사보다 은행에 이 서비스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타 금융권에서 보험성 서비스를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는 카드사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이 서비스가 허용될지 여부는 협의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드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결론이 쉽게 나오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용해 줄 경우 보험사의 반발이 심화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한카드에 대해서는 보완을 요구 사실상 중단을 요청했음에도 불구, 현재 이 서비스를 강행하고 있는 ‘삼성’에 유리한 결정을 내려줬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불허할 경우 삼성카드가 시행하고 있는 이 서비스가 불법행위가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