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사이언스의 존 마틴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마틴 CEO는 지난 1996년 길리어드사이언스 CEO 자리에 오른 후, 신종인플루엔자가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세상에 내놓으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마틴 CEO는 올해도 다양한 종류의 치료제를 내놓으면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전문성을 과시했다. 그 중 C형 간염 치료제인 ‘소발디(Sovaldi)’가 가장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소발디는 만성 C형 간염환자가 항바이러스성 단백질인 인터페론과 병용하지 않아도 되는 치료제로 ‘혁신적’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특히 최대 60% 수준이었던 C형 간염 치료율을 90% 이상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알에 1000달러에 달하는 고가로 가격 논란에 한 차례 휩싸이기도 했지만, 인도 등 일부 개발도상국에서 가격을 인하키로 하는 방침으로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이에 회사는 소발디 판매로 올 들어 9월까지 85억5000만 달러(약 9조2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블룸버그가 당초 예상했던 연매출 42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내년에도 81억 달러까지는 매출액을 충분히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길리어드사이언스는 혈액암 치료를 위해 개발한 ‘자이델릭(Zydelig)’에 대해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여포성 림프종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승인을 받아내기도 했다. 자이델릭은 화학요법제가 부적합한 만성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에 대해 로슈의 ‘리툭산’과 병용하도록 승인을 받았다.
마틴 CEO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길리어드는 ‘의약품’이 아니라 ‘과학’을 파는 회사라는 경영철학을 강조하곤 한다. 에볼라 파장으로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이 갈수록 커지는 지금,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내년 행보에 관심이 여느 때보다 집중되고 있다.
한편,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지난 1987년 설립됐으며, 현재 직원 수는 5000여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