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박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지난해 11월 “(박 전 대통령은) 공적이 7이고 과실이 3 정도 되지만 반성과 청산하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었다. 이른바 공칠과삼(功七過三)론이다. 그런데 이번에 참배를 하면서 문 대표는 방명록에 ‘모든 역사가 대한민국입니다’라고 썼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간한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라는 책에서 박 전 대통령을 ‘공칠과삼’으로 평가한 바 있다. 공이 7이라는 것보다 과가 3이라는 걸 강조한 언급이지만, 어쨌든 그나마도 화제가 됐던 말이다.
공칠과삼은 안 지사가 그 책에서 소개한 대로 덩샤오핑(鄧小平)이 마오쩌둥(毛澤東)을 평가한 말이다. 문화혁명 당시 마오에 의해 숙청돼 큰 피해를 당했는데도 그의 공을 7로 평가한 게 놀랍다.
공칠과삼은 원래 공로와 허물이 반반이라는 공과상반(功過相半)을 응용한 말이다. 공과상저(功過相抵)·공과참반(功過參半)도 같은 말이다. 시대와 개인의 평가에 따라 같은 인물이라도 공칠과삼이 되거나 공팔과이(功八過二)가 될 수 있다. 큰 인물일수록 훼예포폄(毁譽褒貶)이 엇갈린다. 누구든 되도록이면 공엄기과(功掩其過·공적이 그 허물을 가린다)로 평가하는 게 좋지 않을까. 전적으로 과만 저지른 사람은 어쩔 수 없지만.
우리 역사에는 조선 영조~순조 연간의 무신 유효원(柳孝源·1751~1813)이 홍경래의 난을 평정한 공을 세우고도 2000명 가까운 반군을 모두 처형했다 해서 공과상반으로 비판받은 기록이 있다. fused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