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아시아시장 점유율 확보 전쟁이 시작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주 아시아 공급 원유가를 1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리면서 전쟁 포문을 열었다. 이에 이라크와 이란, 쿠웨이트 등이 잇따라 가격을 인하했다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는 지난 6일 3월 아시아 인도분 원유 ‘공식판매가격(OSP, official selling price)’을 배럴당 마이너스(-)2.30달러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OSP는 실제 원유 판매가와 기준가격의 차이를 뜻하며 마이너스는 기준가격보다 싸게 원유를 공급한다는 의미다.
이라크 석유판매공사도 지난 10일 자국 바스라산 경질유 OSP를 배럴당 -4.10달러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큰 할인폭이다.
이란 국영 석유회사도 3월 인도분 OSP를 배럴당 -2.10달러로, 2000년 3월 이후 최저치로 설정했으며 쿠웨이트 석유공사도 배럴당 -4.10달러로, 2008년 8월 이후 가장 낮게 OSP를 제시했다.
이라크는 사우디에 이어 OPEC 내 2위 원유 수출국이며 쿠웨이트와 이란이 각각 3,4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는 과거 중동에서 원유 대부분을 수입했으나 최근 남미와 아프리카, 러시아 비중도 커지고 있어 OPEC 회원국들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영국 런던 소재 애시모어그룹의 존 스파키아나키스 중동 담당 이사는 “OPEC 회원국들이 다시 높은 가격에 석유를 팔려면 많이 판매할 수밖에 없다”며 “사우디가 시장점유율 유지를 주도할 것이고 다른 나라는 따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