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스닥 기업, 사업도 유행따라? - 문선영 자본시장부 기자

입력 2015-03-09 07:44 수정 2015-03-0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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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고 히트상품 가운데 하나인 '허니버터칩'의 인기는 제과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가져왔다. 마치 '허니'가 히트를 위한 마법의 단어인 것처럼 제과업체들이 내놓은 신제품에는 어김없이 '허니'가 붙었고 '꿀 맛'과는 상관이 없는 제품에도 '허니'는 사용됐다.

인기가 있다 싶으면 여지없이 몰려드는 기업의 생리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매콤한 맛의 라면과 핫바에까지 '허니'를 붙이는 것은 좀 심한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은 코스닥 업계에도 등장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용 소재를 생산하던 업체가 엔터사업을 영위하겠다고 선언하는가 하면 그릇을 만들던 기업이 화장품을 팔겠다고 나선 것.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을 주로 영위해 왔던 한 기업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의료사업 진출에 나선단다. 요즘 대세인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업확대에 나서는 기업들도 다수다.

부진한 기존 사업에 대한 대안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서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당연한 일이다. 이때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선제적으로 나서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좀 잘 된다하는 사업에 유행처럼 몰려드는 것에 대한 우려를 지우기는 어렵다. 특히 위의 사례에서 보다시피 신사업 진출을 선언한 기업들 중 기존 사업영역과 상이하게 다른 영역으로의 진출을 추진하는 기업이 상당수다. 그것도 단순히 요즘 인기가 있는 업종이라는 이유에서 말이다.

이같은 우려가 무색하게 회사의 경영자자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신사업 진출에 대한 '장밋빛 미래'만을 생각하는 듯 하다. 신사업 진출 소식만으로도 기대감이 작용하며 주가가 출렁이고 있는 것이다. 엔터 분야로의 진출을 선언한 한 시스템통합(SI)업체는 올초 이후 주가가 무려 100%가까이 올랐다고 한다.

그러나 투자자업계 전문가들은 무차별적 사업 확장과 지나친 사업 다각화는 투자 경계 대상 1호라고 말하고있다. 실제로 신규사업 진출의 실패율은 무척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기존 사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분야에 진출했을 때 사업실패 확률을 급격히 높아진다고 한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자 노력하는 기업들에 찬물을 끼얹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회사의 경영자도 투자자도 지나친 낙관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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