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난 스몰캡] 미운오리, ‘백조’로 거듭나나

입력 2015-04-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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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개에 달하는 중소형주 증시 대세상승기 맞아 관심...투자자 프레젠테이션 요청 증권사 스몰캡팀 잇단 부활...정보갈증 해소 시장 활성화

천덕꾸러기로 돌아갈 것인가, 화려한 비상에 나설 것인가.

거침없이 상승하던 코스닥이 또 다시 기로에 섰다. 올 초 시작된 랠리에 600선을 넘어 700선 돌파까지 거침없이 내달려온 코스닥이 ‘내츄럴엔도텍’이라는 암초를 만나 흔들리고 있는 것.

갑작스런 급락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지만 코스닥 시장의 펀더멘털이나 수급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상승추세는 유효할 것이란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다만 시장을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는 있다. 특히 한 번의 급락을 경험한 만큼 앞으로 코스닥 시장이 개별 종목 장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ㆍ소형주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중소형주만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스몰캡 애널리스트’들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코스닥, 대세 상승론 ‘유효’…“변동성 확대는 주의” = 올 초 시작된 랠리에 600선을 넘어 700선 돌파까지 거침없이 내달려온 코스닥이 ‘가짜 백수오’ 논란으로 최근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츄럴엔도텍이라는 단 한 종목이 일으킨 사건에 코스닥 지수의 장중 최고점과 최저점이 45포인트 가까이 벌어지자 코스닥 시장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코스닥 지수 800선 돌파도 기대했던 일부 전문가들조차 자신감이 사라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의 펀더멘털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상승추세는 유효할 것이란 의견이 아직 주를 이루고 있다. 코스닥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수급주체의 매수세가 여전하다는 점 또한 대세 상승 분위기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로 최근 대규모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며 코스닥 지수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상승 기대감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좁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스닥 지수가 한 차례 급락하면서 코스닥 종목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개별 종목별 접근에 나설 것을 조언하고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코스닥 종목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며 “실적 모멘텀(상승동력)이 뒷받침되는 종목들로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대 반 우려 반…스몰캡 분석 강화로 투자 기회 확대” = 이처럼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안감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스몰캡(Small-Cap) 애널리스트’의 역할이 한층 강조되고고 있다.

‘스몰캡’은 코스닥시장에서 중소형주를 의미한다. 이들 종목만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을 가르켜 ‘스몰캡 애널리스트’라고 한다.

사전적 의미의 스몰캡은 ‘소자본기업(Small capital)’의 줄임말이다. 코스피ㆍ코스닥 시장을 모두 포함해 증시에서 시가총액 300위 이하 기업을 지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증권사에서는 각 증권사 기업분석팀이 다루는 150~200개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1800여개 기업들을 스몰캡 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형주에 비해 투자자들이 가진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스몰캡 기업의 경우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분석이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막상 투자자들이 접할 수 있는 스몰캡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다. 최근 FN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상장회사 1035개(스팩 등 특수목적회사 제외한 일반기업) 중 증권사들이 올해 실적 전망치를 내놓는 곳은 275개사(26.6%)였다. 3곳 이상의 증권사가 전망치를 발표한 곳은 94개사(9.1%)에 불과했다.

반면 코스피 상장회사 729개사(특수목적회사 제외) 중 1곳 이상 증권사가 분석하는 기업이 234개사(32.1%), 3곳 이상이 커버하는 기업은 126개사(17.3%)로 코스닥의 두 배에 달했다.

이처럼 스몰캡 종목들에 대한 실적 분석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오랜기간 증시가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스몰캡 관련 인력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형주에 비해 종목수가 월등히 많지만 이를 커버하는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으로 이어지면서 스몰캡 종목들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실제로 증권사들 가운데서는 최근 코스닥 시장이 활황세를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몰캡팀을 아예 운영하지 않는 곳이 다수였다. 삼성증권은 2012년에 만들었던 스몰캡팀을 지난해 없앴다. 한화투자증권도 현재 스몰캡팀을 따로 운영하고 있지 않다. KTB투자증권과 HMC투자증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코스닥 기업의 한 관계자는 “분기마다 스몰캡 애널리스트들에게 자료를 보내고 있는데 매번 담당 애널리스트가 없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며“우리 기업이 속해있는 업종은 특성상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단발성 자료가 나올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역시 “스몰캡의 경우 회사 차원에서 주력하고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동안 소외를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최근 몇년간 스몰캡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의 이탈이 대거 이뤄졌다”고 밝혔다.

◇“스몰캡, 코스닥 시장 건전성 강화에도 역할” = 그런데 최근 코스닥 시장 활황에 발맞춰 일부 증권사들이 증권사들이 스몰캡 인력을 보충하거나 관련 리포트 건수 늘리는 등 스몰캡 강화에 나서고 있다.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스몰캡 인력을 축소했던 과거에 비해 긍정적인 상황이지만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코스닥 시장의 호조로 인한 수요 증가에 따른 일시적인 확대가 아닌 코스닥 시장의 건전성 강화를 위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스몰캡팀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

코스닥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기업 가치와 무관한 주가 흐름이 기승을 부린다는 점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특별한 이유없이 급등락을 거듭하는 스몰캡 종목들이 다수며 이들 종목으로 인해 시장 자체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의 정보 부족을 꼽는다. 정보력이 떨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이 개별 기업에 대한 뉴스만 가지고 투자에 나서면서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에게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코스닥 시장의 건전성 역시 강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투자자들에게 좀 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투자 기회 확대를 유도해 시장 활성화를 꾀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의 강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투기적 거래 문화가 아닌 올바른 투자문화를 바탕으로 한 장기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스몰캡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시장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스몰캡 애널리스트들의 변화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보고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애널리스트들이 소신있게 매도 리포트를 쓰지 못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같은 지적은 대형주를 대상으로 보고서를 쓰는 애널리스트들에게 해당한다. 스몰캡 애널리스트의 경우 투자의견을 ‘N/R(Not Rated)’이라는 방식으로 표시하며 투자의견 자체를 사실상 제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인기 업종으로의 보고서 발행이 편중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국내 36개 증권사가 발간한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화장품ㆍ의류 업종 리포트는 2013년 1477건에서 2014년 1602건으로 8.5% 늘어났다.

이 기간 전 업종에 걸쳐 리포트 건수가 3만5441건에서 3만3297건으로 6.0%(2144건)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화장품ㆍ의류업종의 비중이 상당히 커진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화장품 업종에 대한 투자자의 정보 수요가 많다 보니 자연히 리포트도 관련 종목들에 집중되고 있는 추세”라며 “코스닥 시장이 안정될 경우 좀 더 다양한 종목들을 다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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