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아파트 시장은 상반기 집값 상승흐름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는 장기간 지속된 전세가격 상승과 전세난에 주거 안정성을 위한 실수요자 층의 주택 구매욕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세는 하반기에도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기조 속 월세전환에 따른 전세의 수급불균형이 개선되기 어려운 데다 재건축 이주나, 학군수요 등 전세시장 불안요소는 그대로 남아 있어 국지적 강세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114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전국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바탕으로 하반기 집값 전망을 10일 발표했다. 하반기에도 아파트 가격 전망은 긍정적으로 분석됐다.
◇전세난, 아파트 매매 이끌어…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
올 상반기 아파트시장은 매매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 최근 국토교통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상반기(1~4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는 27만8098건으로 집계돼 전년 같은 기간(23만280건)과 비교해 20%가량 증가했다. 또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동기간으로 역대 최대 거래량 수치를 기록했다.
2015년 상반기 전국 전셋값은 4.41% 상승했다. 서울은 재건축발 이주수요가 전세시장의 불안요소가 확대되면서 2015년 상반기 6.30% 전셋값이 올랐다. 신도시(4.25%)와 경기·인천(4.92%)은 지역 내 전세수요뿐 아니라 서울에서 넘어온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전셋값 상승폭이 컸다. 지방 역시 순수 전세매물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대구(5.27%), 경북(2.73%), 부산(2.54%), 경남(2.24%) 순으로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전셋값이 단기간 급등하면서 전국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올해 70%를 넘어섰다.
이처럼 장기화된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가 저금리를 활용한 주택구입에 나서면서 매매거래 활성화를 이끌었다. 실제 전셋값이 급등한 서울을 살펴보면 전년동기간 0.31% 상승한 일반아파트 매매가격이 2015년 상반기 1.68%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5배 이상 상승폭이 커졌다.
투자수요가 강한 재건축에 비해 일반아파트는 실수요자가 찾는 상품으로 가격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매매전환 수요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는 중소형면적을 중심으로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신도시와 경기ㆍ인천도 매수전환 수요가 확산되면서 상반기 각각 1.83%, 2.01%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상승폭이 컸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반복되는 전세난에 피로도가 높아진 수요자들은 주거 안정성을 목적으로 인하된 금리 등을 활용한 매수전략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를 구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임차계약이 만료되는 2년마다 집을 옮기는 것도 쉽지 않다. 주거안정성 측면에서 보유한 전세금과 일정수준의 대출을 더해 주택 매수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다만 집값 상승을 기대한 무리한 대출에 따른 주택구입은 경계해야 한다. 또 대출은 자신의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재건축 물량 투자시 선별 전략 세워야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초과이익환수제 추가 유예,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 연한 단축, 재건축 주택건설 규모제한 연면적 기준 폐지, 도로사선제한제도 폐지 등 재건축을 가로막았던 규제 대부분이 풀리면서 사업환경이 좋아진 영향이다.
2015년 상반기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3.70% 상승했다. 자치구별로는 △강동(4.94%) △서초(4.10%) △송파(3.72%) △강남(3.64%) 주요지역의 재건축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였다. 상반기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재건축 단지를 살펴보면 시공사 선정, 관리처분계획 인가 등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반기에도 사업가시화에 따라 투자자들의 선호도는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선별 투자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시장 전반적인 흐름도 중요하지만 사업현황과 진행속도, 마찰요인 등을 따져 재건축 사업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규제완화에 따라 수익여건이 좋아진 만큼 재건축 아파트값은 2013년 이후 상승흐름을 유지하며 저가매수에 대한 매력도는 다소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방 부동산시장 호황도 이어진다
지방 아파트값의 고공행진은 2015년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대구는 상반기 동안 6.16% 아파트값이 오르며 상승독주를 이어갔고 △경북(2.42%) △부산(2.21%) △광주(2.11%) △울산(2.04%) 역시 전국 매매가격 상승률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는 주거인기지역인 수성구의 강세 속 대구 전 지역에서 상승열풍을 보였고 주변 경북까지 상승여파가 전해졌다. 이 외 나머지 지방지역도 신규분양시장의 청약열풍 속 기존 아파트까지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에도 지방 아파트값 상승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시장 과열이 공급과잉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김은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누적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있고, 청약열풍 속 신규분양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현재의 과열이 공급과잉을 불러일으키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가격이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추가상승을 기대한 매수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인상·공급량 증가 등 변수에 주의해야
2015년 하반기에도 상반기 상승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계변수는 있다. 금리인상과 가계대출이다.
한국은행의 지난 4월 기준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모는 579조1000억원 수준이다. 가계부채는 올해 들어서 급격히 부풀어 오르는 중이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금리는 민감한 요소일 수 밖에 없다.
최근 미국은 금융시장 정상화를 위한 출구전략으로 금리인상 이슈가 나오고 있다. 물론 당장 금리가 인상될 요인은 적지만 중장기적으로 금리가 인상될 수 있는 만큼 부채관리는 필요하다. 대출상환 부담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금리조건과 상황방식 등을 선택해야 한다.
공급량도 경계해야 하는 변수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국 11만2633가구 입주에 이어 하반기 전국 14만193가구가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2014년(상반기 13만860가구·하반기 13만1249가구)과 비슷한 물량 수준이지만 지역별로는 입주물량 차이가 커 국지적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김 연구원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