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규모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서 계열분리되는 계열사들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출자회사 계열 제외에 따른 자회사 등이 함께 분리되거나 부실 계열사에 대한 지분 매각과 흡수합병, 청산 작업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5월 한 달간 국내 대기업집단들이 공정위에 계열분리를 신청한 회사는 모두 40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 들어 1월부터 4월까지 매월 3~18개에 이르던 계열사 계열분리 건수를 감안하면 최고치다.
계열분리 유형을 보면 흡수합병 3건, 지분매각 4건, 청산종결이 4건이며 출자회사를 정리하면서 함께 계열분리된 자회사와 손자회사가 29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룹별로는 동부그룹이 가장 많다. 동부그룹은 5월 한 달간 18개의 계열사를 그룹에서 분리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동부그룹은 지난달 동부팜한농과 동부로봇의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동부팜한농의 지분율이 하락하면서 지배구조상 이들 자회사와 손자회사들도 함께 대거 계열 제외가 됐다. 한진그룹도 유수홀딩스와 산하 계열사 등 7개의 계열사를 함께 계열분리했다. 대성그룹도 계열사 4곳을 그룹 계열사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씨제이는 일부 계열사들의 흡수합병 작업에 따라 계열사 3곳이 줄어들었다. 케이티는 사무지원 업종인 베스트파트너스에 대한 청산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대기업집단 중 재무 사정 악화 등으로 부실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계열사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공정위가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도 대기업들의 계열사 구조조정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 상황 등에 따라 그룹 전체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기존에 늘려 놨던 계열사를 정리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