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지주회사격인 STX에 전환사채(CB)가 잇따라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지배주주인 강덕수(57ㆍ사진) 회장이 STX에 대한 지배기반 약화를 차단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 9일 성과급을 STX 자사주 15만주 가량을 받아 보유주식을 늘렸다. 이어 강 회장의 개인기업이나 다름없는 포스인터내셔날이 STX 주식매입에 뛰어들었다.
◆CB 1억달러 지난해 11월 이후 잇단 주식전환
30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STX는 지난 29일 제한 ‘주식 등의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통해 강덕수 회장의 특수관계인 포스인터내셔날이 지난 25일 장내에서 STX 보통주 21만721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STX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통주 지분율은 직전 보고서 제출 당시인 지난 12일 45.02%에서 43.59%(1289만주)로 되레 1.43%P나 낮아졌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9월7일 유로시장 공모를 통해 발행했던 1억달러(한화 961억1000만원) 규모의 만기 3년짜리(표면이자율 0.0%, 만기이자율 2.0%) 69회차 해외 CB가 잇따라 보통주로 전환, 발행주식이 늘어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STX 69회차 해외 CB의 전환가는 1주당 1만3683원으로 지난해 11월7일 14만480주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202억원이 총 148만주 가량의 보통주로 전환ㆍ상장됐다.
◆포스인터내셔날 STX 21만주 가량 매입
특히 지난해 말 1만6000원대였던 STX 주가가 올들어 2만원대에 올라서는 흐름을 보이자 올들어서만 84만주가 추가 상장됐다.
잇단 CB 주식전환으로 STX의 발행주식이 늘어나는 만큼 강 회장으로서는 안정적인 지배기반을 위해 지분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만일 CB 잔여금액 759억원이 모두 주식으로 전환(555만주)로 될 경우 강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36.70%(전환후 총발행주식 3511만주 대비)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이번 포스인터내셔날의 STX 주식 매입은 강 회장 등의 지분 희석화를 줄여 지배기반을 견고하게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포스인터내셔날(자본금 47억원)은 STX그룹내 물류업체로 강 회장이 지분 96.5%를 보유한 강 회장 개인 소유의 기업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제버란 STX 지분 8.30% 확보 향후 행보 관심
게다가 다른 맥락에서 강 회장이 STX 지분 확대에 나설 필요성이 있다. 노르웨이 해운사인 골라LNG 계열의 투자회사 제버란 트레이딩(GEVERAN TRADING CO.LTD)이 STX 지분 8.30%(245만주)를 확보, 대주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제버란이 그동안 국내 해운주들을 집중 공략, 종종 인수합병(M&A) 이슈를 촉발시켜 왔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제버란은 지난해 10월 보유중이던 한진해운 지분 8.14%(584만주)를 이스라엘계 해운업자인 새미 오퍼에게 매각했다. 이로 인해 새미오퍼 지분이 12.76%로 확대되면서 한진해운에 적대적 M&A 가능성이 대두돼 왔다.
또 앞서 지난해 5월에는 보유중이던 현대상선 지분 17.18%(1701만주)를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 현대상선을 둘러싸고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간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킨 바 있다.